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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원영, ‘금수저’에선 냉혹한 황현도, ‘슈룹’선 콤플렉스 어진 왕…배우인생 20년
금수저·슈룹서 다양한 매력 발산
MBC 드라마 ‘금수저’는 그의 39번째 작품
데뷔 이후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달려와
촬영장에서도 항상 따뜻한 미담 제조기
이성·탐욕 공존하는 이미지로 완벽한 연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최원영(46)은 최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와 tvN 주말극 ‘슈룹’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금수저’에서는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괴물을 연기했고, ‘슈룹‘에서는 중전과 대비의 다툼속에서 중심을 잘 잡는 어진 왕이다. 정 반대 캐릭터라 할 수 있다. ‘금수저’ 종영과 즈음해 최원영과 인터뷰를 나눴다.

최원영은 지난 20년 동안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해온 배우다. 미술을 전공하다 배우가 됐다. ‘금수저’는 그의 39번째 드라마이자 데뷔 20주년 작품이다.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이승천(육성재)이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 황태용(이종원)과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이야기. 여기서 최원영은 황태용의 아버지인 도신그룹 황현도 회장을 맡았다.

“‘황현도’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정보가 후반 공개되면서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해내며 빛을 발하게 된다. 황현도는 가장 먼저 ‘금수저’를 사용해 재벌이 된 사람이다. 황현도도 드라마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축이다.”

황현도라는 악인은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성과 탐욕이 공존하는 이미지인 최원영에게는 최적의 자리다. 말끔한 수트를 차려입은 그는 지극히 이성적이면서 어떨 때는 끝모를 악마성을 드러낼 수 있는 빌런이다. 그래서 그가 빌런을 연기하면 소름이 끼친다.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전형적인 듯 하면서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다. 황현도가 한 인간으로서의 모든 서사가 있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삶의 굴곡을 제공한다. 황현도 캐릭터는 어마어마하게 밀도 있는 인물이고, 그 농도를 표현하는 능력은 나와 감독의 몫이었다.”

최원영은 불친절한 황현도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듯 했다. 그는 “대본에 묘사돼 있지만 인물간의 순간에 집중하고, 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 혈통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황현도)의 기준에 맞았으면 하겠다”는 연기 원칙을 세웠다.

“극적으로 과하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황현도를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게 연기하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오히려 연기적으로 걷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황현도 캐릭터와 그가 겪는 사건 자체가 너무 세지 않나.”

최원영이 맡은 황현도 캐릭터는 다른 드라마였다면 후반에는 장르적 공식을 따라가면서 마무리되기 쉽다. 하지만 여기서 그는 오히려 후반, 종반으로 갈수록 반전의 키를 쥐고 죽을 때까지 드라마의 주제와 맞물려돌아가는 역할을 했다. 황현도 역시 이전에 금수저 찬스로 주자가 됐다는 비밀이 밝혀져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황현도는 새로운 아내의 동생인 서준태(장률)가 도신그룹 후계자 경쟁에 뛰어들자, 그를 죽이게 된다. 하지만 훨체어에 앉아 그가 죽인 서준태가 결국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되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돈만을 좇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거 같다.”“

이런 엔딩에 대해서는 “어떤 작품이건 이랬으면 좋겠다를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작가가 쓴 엔딩은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수많은 고민끝에 짜낸 것이라고, 작가를 믿고 간다”고 밝혔다.

최원영은 함께 연기한 육성재(이승천 역)와 이종원(황태용 역) 두 후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성재는 ‘쌍갑포차’에 이어 ‘금수저’에서도 만났다.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지, 연기력이 더 깊어졌다. 상대가 누구더라도 모든 걸 흡수해서 받아내는 디펜스를 잘 하더라. 또 종원이는 힘이 좋은 배우다. 초반에는 너무 센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치열한 고민을 해가며 끝까지 지켜나가더라. 물론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에 못미치면 다시 시도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최원영은 tvN 드라마 ‘슈룹’을 통해서도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자신만의 왕(이호)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호는 서사가 있다. 하지만 회당 한두신으로 표현해야 한다. 콤플렉스 덩어리의 트라우마를 지닌 왕이지만, 태성성대를 열었다. 대신들 앞에서 제 뜻대로 할 수 없는 왕, 아내(중전)와 엄마(대비)를 대하는 방식과 입장이 완전히 달라지는 왕, 이가운데에서 고립과 고군분투를 적절히 잘 보여주어야 한다. 대비와 중전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고 가야 하는 게 어렵다.”

캐릭터 파악이 명쾌하다. 그래서 엄마에게 무서움을 느끼면서도 단호함, 지혜로움이 드러난다. 최원영은 조선시대 특정 임금을 떠올렸느냐는 질문에는 “일부러 특정 왕을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대비, 대신들과의 갈등과 대립은 자연스럽게 드러냈다”고 전했다.

최원영은 좋은 목소리에 원숙한 연기를 선보인다. 촬영현장에서는 그에 대한 미담만 들려온다. ‘미담 제조기’ 최원영이 작품에 자주 불려지는 이유가 다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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