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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전 분양가 시세를 보게 될 줄이야…끝모를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 [부동산360]
수도권 아파트값 한주새 0.61% 하락
시세 조사 이래 가장 큰 내림폭 기록해
연이은 규제완화 조치에도 관망세 여전
경기 고양시 일산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세가 거세지면서 외곽지를 중심으로 시세가 3년 전 분양가 수준으로 내린 단지가 나오고 있다. 청약 당첨자로서는 시세 차익을 거두기는커녕 제 돈을 다 주고 산 꼴이 됐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규제지역 해제 등이 매수심리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사상 첫 기준금리 6연속 인상을 단행해 집값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61% 하락했다. 이는 2012년 5월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내림폭이다.

올해 1월 마지막 주에 하락 전환된 수도권 아파트값은 8월 초까지만 해도 0.1% 이내로 떨어지며 완만한 내림세를 기록했으나 점차 보폭을 넓히면서 9월에는 0.2%대, 10월에는 0.4%대까지 낙폭이 확대됐다. 이달 들어선 첫째 주 0.47% 내렸으며 0.57%, 0.61%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서울과 경기 성남(분당·수정구), 과천, 하남, 광명을 제외한 수도권 모든 곳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돼 대출, 세제, 청약 등의 여건이 나아졌음에도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는 모양새다. 급매물만 간간이 거래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경기 오산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규제지역 해제로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매도자도 있지만 저렴한 급매물 위주로 드물게 거래될 뿐 매우 한산한 상황”이라며 “화성과 수원 등 인접한 지역의 대규모 입주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주물량이 몰린 지역에선 매매가가 분양가와 엇비슷해지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입주하는 인천 부평구 산곡동 부평두산위브더파크 전용면적 59㎡의 분양권은 지난 8일 3억83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전인 9월에는 그보다 저렴한 3억5875만원에 손바뀜됐다. 이는 2019년 12월 분양가(3억4300만~3억9000만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7월 최고 5억1700만원선까지 뛰었던 것과 비교하면 1억3000만원 넘게 내렸다.

실제 인근 중개업소에는 평형별로 분양가 그대로 넘기려는 물건이 여럿 나와 있는 형국이다. 내년에도 부평구에서만 새 아파트가 1만가구 가량 입주를 앞두고 있어 시세는 더 내릴 것으로 지역 중개업계는 봤다.

올 하반기 집들이를 시작한 경기 양주시 삼숭동 옥정역로제비앙메트로파크1·2단지나 화성시 남양읍 화성시청역서희스타힐스1·2단지 등도 급매물의 경우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가격에 나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단지 입주로 공급물량은 계속 나오고 있으나 수요자 움직임은 없다”며 “분양가 수준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보폭을 좁히며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계절적 비수기로 거래가 많지 않고 금융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거래 부진과 매수심리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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