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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분기 수출실적도 ‘먹구름’…환율변동에 체감경기 악화
무역협회 설문,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84.4
세 분기 연속 하락세...전기·전자제품 어두워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

6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4분기 수출 실적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84.4로 조사됐다.

지수가 세 분기 연속 100을 밑돌면서 수출 기업의 체감 경기는 더욱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는 지난 2분기(4∼6월) 96.1로 2020년 2분기(79.0) 이후 2년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4분기는 3분기(7∼9월) 94.4에 이어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기업들이 다음 분기의 수출 경기가 직전 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수출 실적 50만 달러(약 7억원) 이상인 협회 회원사 2000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중 1027곳이 설문에 응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무역수지는 37억6800만 달러 적자를 보이며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6개월 연속 적자를 보인 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4분기에도 수출 여건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이다.

연구원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금리 상승과 환율 변동성 확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출 채산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선박(149.9)과 반도체(112.0)는 4분기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나머지 품목의 수출 여건은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특히 가전(49.3), 전기·전자제품(51.7)의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여건을 평가하는 10개 세부항목 대부분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특히 ▷수출제품 원가(65.1) ▷수출대상국 경기(75.2)▷물류 및 운임(79.3) 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환율상승과 물가 상승에 따라 수출 단가(103.9)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주요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원재료 가격(25.4%)과 물류비 상승(18%)이 꼽혔다. 이에 따라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14.9%)과 환율 변동성 확대(14.1%)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연구원은 “원자재와 유가, 주요 항로별 해상 운임이 3분기 대비 하락세를 보이며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 상승에 대한 애로가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수출기업의 가장 큰 부담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자 미국이 고강도 양적 긴축에 나섰고,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한 어려움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기업의 체감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물류난 역시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수출 경기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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