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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전 등 에너지공기업, 공사 착공 후 설계변경만 2172번…혈세 3.4조 더 썼다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 에너지 공기업들
'공사 착공 후 설계 변경' 지난 10여년 간 2172건
"용역 등 부대비용 함께 늘어…계획적 관리 필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 갑)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한국전력 등 국내 에너지 공기업들이 공사 착공 후 설계를 수시로 변경하며 공사대금을 당초 계획보다 증액해 지난 10여년간 3조4000억원 이상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사(중부‧남동‧동서‧서부‧남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후 3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에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공사는 총 388건이었다. 이들의 설계변경 횟수는 총 2172번에 달했다.

최초 공사 낙찰금액 합계는 약 11조276억원이었으나 이 같은 설계변경이 발생해 최종 공사금액은 14조4624억으로 3조4331억이 늘었다. 공사 착공에는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설계변경은 이사회 승인이 불필요하다. 공사 1건당 평균 5.8번의 설계변경이 이뤄지는 동안 공사비 외에도 설계용역 등 부대비용도 함께 늘었다는 게 양 의원 설명이다.

공사비 증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으로 11년간 약 1조8574억으로 전체 증액 공사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한국전력(약 5528억), 서부발전(4172억), 중부발전(3087억), 동서발전(2217억), 남부발전(354억), 남동발전(36억) 순이었다. 발전소 건설, 보강, 정비뿐만 아니라 사옥 및 사택 신축 시에도 공사비가 수시로 증액됐다.

양 의원은 특히 한전의 경우 역대 최고 적자를 기록하며 장기간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만큼 산하기관들과 함께 신속한 경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발전 시설 건설이 부실하게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 시설은 국민 안전과 생활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재정 상황에 빨간 불이 켜진만큼 발전 시설이 부실하게 건설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고 계획적인 공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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