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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 튼튼해도 6% 금리”…신용대출 8% 넘었다 [종합]
금융채12개월물 연계 금리 7~8%대 진입
10월, 11월 기준금리 인상 확실시
8%대 대출금리 금융위기·유로존 재정위기 후 처음
자산가치 하락, 갈아타기도 어려워
차주별 금리격차 더 심해질 듯
[123RF]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도대체가 끝이 안 보인다. 빚 갚을 여력도, 갚을 수도 없다.”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은행이 취급하는 대출금리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특히 급전이 필요할 때 차주들이 가장 먼저 찾게되는 신용대출금리는 이미 최저금리 6%를 넘어섰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취약 차주들이 짊어지던 금리를 지금은 초우량 차주들이 내고 있는 셈이다. 8%대 신용대출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행보로 대출금리는 더욱 더 치솟을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취급하는 신용대출금리 상단은 이미 8%를 넘어선 상태다.

우리은행이 통신 3사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우리 비상금대출’은 고정금리 12개월 기준 8.20%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 또한 금리밴드가 7.22~8.12%에 형성돼 있다. 금융채 12개월물에 연동된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은 연 6.10~7.10%를 기록 중이다. 하나은행이 하나수의사클럽대출 등 전문직에 제공하는 대출 또한 시장금리 1년 연동 기준으로 8%대로 상단이 형성돼 있다.

올해 말께 대출금리 상단이 8%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국은행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1.00%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외 물가상승과 통화 긴축 우려로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7%를 넘어선 바 있다. 8%대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최근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안내문이 걸린 가운데,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

최근 신용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데엔 미국을 선두로 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과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행보가 영향을 줬다. 특히 금융채는 은행들이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기 때문에 조달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취급하므로 금리인상폭이 더욱 크고 빠른 셈이다.

이미 대출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로 근접한 상태다. 5% 미만의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이용한 차주들 또한 최근 6~7%대로 오른 경우가 부지기수다. 신용대출을 받는 차주들이 보통 주택담보대출 등 여러 대출을 끼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자 부담은 이중으로 가중될 전망이다. 국내 가계빚이 1900조원을 코앞에 둔 만큼 한계치까지 온 차주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가 겹친 데다 자산시장까지 망가지면서 차주들이 상환할 여력도 사라진 상태"라며 "전반적인 금리인상으로 예금상품이 오르지만 실제 서민은 예금할 돈이 없기 때문에 이를 누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문제다. 케이뱅크 등 일부 은행의 경우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금리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차주들이 짊어져야 하는 짐을 덜기엔 역부족이다. 금리인하폭보다 금리인상속도가 더욱 빠르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미국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물가가 잡히기 전까진 긴축을 멈추기 어렵다고 공식화함에 따라 금리인상 중단시기 또한 연이어 미뤄지고 있어서다.

만일 한국은행이 10월 빅스텝을 밟고 다음달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돌아선다 치더라도 신용대출금리는 1%포인트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두 차례 연속 빅스텝을 밟거나 자이언트스텝에 나선다면 신용대출금리 최상단을 내야 하는 차주는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주별 금리 차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고객이나 상품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상품 금리밴드가 다른 상품에 비해서 크다"면서도 "미국의 빅스텝, 한국은행의 이에 따른 대응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금리 상하단은 모두 위로 오르는 동시에 차주별 격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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