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를 찾아 "반인도적 범죄 행위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부차의 학살 현장을 둘러본 후 AP통신에 "끔찍한 잔학행위다. 이곳에서 무고하게 숨진 모든 이들은 인류 역사가 깊이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꾸린 국제 원로그룹 '디 엘더스'(The Elders) 일원으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상태다. 반 전 총장은 디 엘더스에서 이사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산토스 전 대통령은 "전 세계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며 "평화와 자유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우크라이나인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후 부차에서 주민 수백명을 학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부차시는 33일간의 러시아군 점령 이후 시신 458구를 부차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12명은 어린아이였고, 대부분은 부모와 함께 희생됐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현지에 12시간 정도 체류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을 만날 계획이다.

유럽평화연구소(EIP)가 주최하는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워크숍에도 참석한다.

앞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은 "반 전 총장이 이번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경험과 조언을 전해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