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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윈윈 관계’ 에르도안·푸틴…“에르도안, 재선 위한 계산적 외교”
경제난 겪는 튀르키예·러, 상호 도움 모색
“에르도안, 스스로에 유리한 여건 조성 중”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국제 왕따’가 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남을 이어가며 양국 간 관계 강화에 나서자, 내년 튀르키예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계산적인 외교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주간 두 번 만나며 외교관계를 돈독히 했다. 두 사람은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해 총 1000억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에 합의하는 등 동맹관계를 확대했다.

이를 두고 NYT는 두 지도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의 도움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튀르키예는 인플레이션율이 79%로 치솟는 등 경제난을 겪고 있고,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서방의 경제 제재와 씨름하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의 경제 상황이 악화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서방의 대(對)러 제재에 동참하기를 거부한 튀르키예는 여전히 러시아 은행과 협력하고 있으며, 러시아 신용카드를 통한 지불을 수락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더 이상서방 부품을 조달할 수 없는 러시아가 자국 무기에 대한 튀르키예의 도움을 구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온다.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튀르키예에 많은 이점을 가져다준다고 NYT는 전했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난 튀르키예 중앙은행에 현금이 유입될 것이고, 저렴한 가격에 러시아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는 러시아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독재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알 아사드 대통령에 맞서왔던 시리아 쿠르드족 무장단체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튀르키예를 이들로부터 보호하겠다고 말해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견제하는 러시아 입장에서도 튀르키예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토 안보를 약화하는 러시아 대공 미사일을 구입했을 뿐만 아니라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오랫동안 반대해왔다. 북유럽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경계해왔던 푸틴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하는 것이다.

튀르키예의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주요 목표가 재선이라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푸틴 대통령을 구제할 의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일한 우즈겔 전 앙카라대 국제관계 교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과 외교를 통해 스스로에게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는 세 가지 고민이 있다”며 “첫째로는 그가 서방에 푸틴 대통령과 거래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현금이 일시적으로 환율을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세 번째 고민은 시리아 내에서 수행하고자 하는 침공에 대해 러시아와 같은 입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튀르키예와 러시아 간 교류를 두고 서방의 반응은 엇갈린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튀르키예가 중재 역할을 잘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보 달더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나토 동맹국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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