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대통령실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중부지방에 기록적 폭우가 내린 전날 밤 자택에서 호우피해 대응 지시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거센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현장 대처 역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윤 대통령이 자택에서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실시간으로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기록적 호우가 있었는데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는 일부 보도, 야당 의원들의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어제 오후 9시부터 오늘 새벽 3시까지 실시간으로 (호우 피해 상황 등을) 보고받고 지침 및 지시를 내렸다”며 “(이후) 오늘 다시 새벽 6시부터 보고를 받으셨고, 어느 정도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바로 이제 긴급대책회의를 열자고 회의 개최를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다시피 어제는 기록적 폭우 내렸고 현장의 모든 인력이 현장 대처에 매진해야 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현장이나 상황실로 이동하면 그만큼 현장 대처인력들이 보고나 의전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어제 상황실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었고 대통령은 한 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실 참모에게 수시로 상황을 보고받고 지시하는 상황”이라며 “기록적 수해 상황에서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거나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현장을 찾지 않은 이유가 서초동 자택 주변 도로 침수 탓인가, 아니면 출입이 가능했는데 현장 대처가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나’는 질문에는 “명백하게 후자”라며 “대통령의 사저 주변에도 침수가 있었지만 대통령이 현장에 나와야겠다고 생각하면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어제 상황실에서 한 총리가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상황이었고 현장 대처 역량을 약화시키면 안 된다고 판단해 (자택서 전화로)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지침을 내린 것”이라며 “어제 행안부, 산림청, 소방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에 인명피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도로 통제상황,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국민 불편이 없도록 하라고 한 한 총리의 지시도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젯밤 늦게 대통령이 추가 지시를 내린 것은 한 총리의 지시사항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독려한 것”이라며 “또 하나는 오늘 오전 출근대란이 예상됐기 때문에 공공기관 출근시간 조정을 추가로 지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자택에도 위기관리 대응 시스템이 마련돼 있나’는 질문에는 “사저에 어떤 시스템이 있는지 특별히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바로 보고받고 충분한 정보를 갖고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곧 상황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