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지키면...” 자가진단법 소개
최경주는 자타공인 벙커샷의 달인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로 인정한 명품샷이다.
고향인 전남 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손가락이 엉겨붙도록 훈련한 결과물이다.
“우즈와 한 조에서 같이 칠 때 제 공이 벙커에 들어가면 우즈가 슬쩍 와서 지켜봐요. 본인이 친 공은 이미 온그린 됐는데도 그린으로 안가요. 벙커 턱 위에 팔짱끼고 서서 제 벙커샷을 유심히 보는 거죠. 제가 벙커샷을 핀에 붙이면 우즈가 좋은 샷이었다고 종종 표현해 주는데, 정말 부러울 때는 짜증난다는 식으로 ‘F워드’를 말하기도 해요.(웃음) 그럼 제가 어깨 한번 으쓱하고 씩 웃으며 말하죠. ‘봤지?’”
최경주가 말하는 벙커샷 팁은 의외로 간단하다. 타깃 방향보다 살짝 왼쪽을 바라보고 서는 것까지는 대부분 골퍼가 잘 알고 있는데 백스윙에서 실수를 많이 한다고 한다.
“오픈 스탠스로 서고 클럽페이스를 연다, 여기까지는 다 잘 아시더라고요. 그런데 스윙이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는 것같아요. 백스윙을 최대한 몸쪽 인사이드 궤도로 들어올려 모래 뒤를 치면 그 힘에 의해서 쉽게 탈출할 수 있어요. 그런데 스윙을 내 스탠스에 맞춰 바깥쪽으로 들어 치면 모래의 분산력이 적어져서 ‘폴사닥’이 나와요. 페이스가 내려오면서 더 열리니까 공 밑으로 지나가게 되고 그래서 바로 앞에 뚝 떨어지는 거죠. 공은 항상 옆에서 치는 거지 앞에서 치는 게 아니에요. 최대한 겨드랑이가 붙어 간다 생각될 정도로 안으로 들어올려 옆에서 치면 어렵지 않게 벙커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최경주는 스스로 만든 자가진단법도 강조했다. 꿈나무 골퍼들에게 강조한다는 자가진단법 다섯가지는 ▷그립 ▷스윙 플레인(plane) ▷스피드 ▷파워 ▷밸런스다.
“첫번째는 그립입니다. 그립만 잘 잡아도 웬만큼 쳐요. 그립이 잘 잡혔는데도 공이 이상하게 간다면 스윙 플레인이 잘못된 거에요. 여기까지 잘 만들었으면 공은 절대로 비뚜루 가지 않습니다. 여기에 스피드와 파워를 얹으면 공은 무조건 멀리 가요. 마지막으로 밸런스가 안좋으면 절대로 골프를 잘 칠 수 없어요. 스윙의 밸런스도 있지만 생활의 밸런스도 잘 잡아야 하는 거죠. 우리 재단 훈련 때 선수들에게 자가진단법을 매일 암기시키고 자신의 몸에 익히도록 합니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주말골퍼든 주니어 골퍼든 누구를 막론하고 이 다섯가지를 잘 지키면 설령 연습을 많이 안했다 할지라도 공은 웬만큼 맞습니다. 골프를 하시는 모든 분들이 자가진단법을 꼭 알면 좋겠어요.” 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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