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 쌍용차 디자인센터 상무는 쌍용차 디자인이 추구할 방향을 1·2세대 코란도와 무쏘에서 찾았다고 했다. [쌍용차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지금의 코란도는 그다지 날렵하지도, 터프하지도 않다. 시장에서 자리를 잘못 잡았다. 토레스를 출시하면서 예전 코란도와 무쏘가 가졌던 강인한 이미지를 돌려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강 쌍용자동차 디자인센터 상무는 지난 29일 경기도 평택 쌍용차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 철학 미디어 설명회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상무는 “예전에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차를 5대만 뽑으라고 하면 쌍용차의 코란도와 무쏘는 꼭 들어가는 2대일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며 “그것은 두 차량이 가진 튼튼하고 강인한 정통 SUV의 이미지 때문”이라며 쌍용차가 가진 헤리티지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는 이런 부류의 정통 SUV를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앞으로는 ‘모험(Adventure)’이라는 키워드를 브랜드의 정수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같은 방향 아래 디자인 철학을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강인함에 의해 추진되는 디자인)’로 정했다.

먼저 외관적으로는 구조적인 강인함을 추구한다. 이 상무는 “현행 코란도는 현대차·기아, 토요타 등이 추구하는 날렵한 크로스오버 형태를 띠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많이 팔 수 있겠다고 판단했겠지만, 현실은 경쟁이 심한 곳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레스를 디자인하면서 쌍용차만이 할 수 있는 것, 다른 브랜드가 하면 의아해할 것을 고민했고, 그 결과 강인한 정통 SUV의 이미지를 담는 것이 해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라이프 스타일이 캠핑과 차박 등 아웃도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쌍용차에 새로운 기회라는 게 그의 인식이다.

7월 출시될 쌍용차 토레스. 쌍용차가 추구하는 강인한 정통 SUV 이미지 변신의 첫 걸음이다. [쌍용차 제공]

토레스 전면 그릴의 6개의 세로 슬롯이 도전적인 의도가 담긴 대표적인 디자인적 요소다. 이 상무는 “무너지지 않는 굳건한 성곽의 이미지를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레스를 통해 쌍용차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여주고 고객들의 호응도를 보고 원하는 바를 파악해 KR10에 반영해 정통 SUV 브랜드로 입지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KR10은 코란도를 직접적으로 계승해 정통 오프로더로 개발 중인 모델이다.

토레스 외관이 정통 SUV를 추구한다면 내장은 고급감과 첨단 사양에 집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상무는 “최근 전장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최첨단 트렌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센터 디스플레이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운전자를 향해 배치했고, 하단 디지털 컨트롤러로 차량의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전했다. 실제 토레스 차량에서 확인한 센터디스플레이와 디지털 컨트롤러는 인터페이스의 형태도 세련되고 직관적이어서 터치 버튼으로 인한 불편함은 없어 보였다.

첨단 기능에 대한 추구는 전동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현재 대세는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으며 내연기관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토레스 전기차 버전은 내년 적절한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고, 중국 비야디(BYD)와의 협력 아래 KR10이 전기차 버전과 내연기관 버전으로 동시에 개발 중인데 전기차 버전이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동화 추세와 함께 수출과 내수시장에서 엠블럼을 통일해야 하는 필요성도 있기 때문에 현재 3-서클(3-circle)’ 엠블럼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차 토레스 내장 디자인 [쌍용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