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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1명 확진에도 주민 전체 격리...中학계 터졌다 “상하이 봉쇄 헌법 위반"[차이나픽]
방역 요원들이 가정집에 들어와 냉장고, 가구 등을 소독하고 있다. [웨이보]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상하이(上海)를 봉쇄하고 주민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중국 학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중국 내에서 공개적으로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홍콩 밍바오(明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화둥정파(華東政法)대 퉁즈웨이(童之偉) 법학과 교수는 지난 8일 ‘상하이 코로나19 방역 두 가지 조치에 대한 법률적 의견’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강제수단을 사용해 사람을 격리시설로 보내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불법 행위로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기관이 시민에게 열쇠를 요구해 내부 소독을 실시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퉁 교수는 글 말미에 “베이징대와 상하이푸단대, 상하이자오퉁대 등의 교수 20여 명의 견해를 모아 작성했다”고 명시했다. 이 글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 왔으나 얼마 되지 않아 삭제됐다.

팔로워 50만명인 퉁즈웨이 교수의 웨이보 계정도 차단됐다.

중국 경제학자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며 에둘러 비판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위법성을 직접 지적한 것은 처음이다.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내부 고발인 셈이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6주째 상하이를 전면 봉쇄하며 인력과 자재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방호복을 입은 방역요원이 현관 문을 부수고 집에 들어가 확진이 의심되는 주민을 데리고 나오는가 하면, 핵산검사에서 1명만 양성이 나와도 해당 건물 주민 모두를 격리소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강제로 집에 들어가 냉장고며 가구에 소독약을 뿌리는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9일 방역 요원들이 코로나19 봉쇄 주거단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연합]

세계보건기구(WHO)도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현재 바이러스 양태와 향후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변화가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WHO 사무총장이 회원국의 국내 코로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WHO는 중국 당국에 방역 대책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책본부장은 “그 어떤 방역 대책도 개인과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방역 대책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정권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중단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시 주석은 최근 “중국은 전체 인구 뿐 아니라 노령 인구가 많은 데다 지역별 의료자원 불균형도 심하다”며 “느슨하게 통제하면 대규모 감염과 중증 환자, 사망자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당국이 결정한 방역 정책을 이해하고 견지해야 한다”며 방역 조치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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