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필승결의대회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부인과 장모 리스크를 딛고 내부 결속과 외연 확장에 나서며 지지율 상승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다만, 대선 후보 간 본격적인 TV토론 국면에 접어든 만큼 여전히 상존하는 윤 후보의 ‘말실수 리스크’에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27일 더불어민주당에 4자 토론 외에 ‘방송사 없이’ 별도의 양자토론을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날짜는 민주당이 제안했던 31일, 장소는 국회 의원회관이나 제3의 장소다.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양자 TV토론은 전날 법원의 판단으로 무산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윤 후보가 자신에게 동시다발적 공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자 토론에 앞서 이 후보의 대장동 관련 의혹에 집중하기 위해 양자토론을 제안한 것으로 보고있다.

아울러 다자 토론에서는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가 공격을 많이 받는 특성이 있다. 사실상 윤 후보와 나머지 후보들 간 3:1의 구도가 예상되는 이유다. 토론에 강한 심상성 정의당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협공을 벌이고, 단일화 기싸움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윤 후보 저격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때문에 윤 후보가 자신의 매력을 보이기보다 방어에 급급한 모양새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 ‘특수통 검사 출신’ 윤 후보가 자신 있어 하는 이 후보 관련 대장동 의혹 검증이 다자 토론에서는 초점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가 TV토론에서 말실수한다면 또 한 번 여론이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후보는 전날 “어느 형식의 토론이든 상관없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생방송인 데다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다면 감정적인 동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최근 윤 후보가 질문에도 성실히 답하고 답변에 논란이 예상되면 스스로 자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더 정제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달 중순 본격적인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윤 후보의 즉흥 연설 횟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선대본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등판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공개석상에서 돌발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은 이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가 40여일 남았지만 몇 번 더 판세가 요동칠지 모른다”며 “1분 1초도 허투루 보낼 시간이 없고 살얼음판을 걷는 것은 저희도 마찬가지로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윤 후보가 말을 많이 줄이고 조심하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드리브를 잘못했다가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며 “토론 과정에서도 말실수가 있을 수 있어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