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C 창업주 한영대 전 회장 [BYC]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내 내의전문업체 BYC 창업주 한영대 전 회장이 16일 21시 별세했다. ‘1세대 내복 기업’ BYC의 리더인 그는 1946년부터 오직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입는 이너웨어 브랜드’라는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향년 100세.

한 전 회장은 1923년 전북 정읍에서 5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포목점 점원을 시작으로 자전거포, 미싱조립 상점 등 사업에 뛰어든 그는 광복 1주년이 되던 1946년 8월 15일 BYC의 전신인 ‘한흥메리야스’를 설립해 내의 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광복 직후 물자 부족 상황에서 ‘국산 1호 메리야스 편직기’를 만들어 내의 생산성을 높였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전주로 사업장을 옮겼다.

이후 국내 최초로 아염산소다를 활용한 표백 기술을 개발해 ‘백양’(白羊) 상표를 출시했고 대·중·소로 구별했던 속옷 사이즈를 4단계(85·90·95·100cm)로 세분화해 제품 규격화에 앞장섰다.

‘품질 제일주의’ 정신을 강조해 온 한 전 회장은 과거 미쓰비시 상사가 일본 수출을 제안했을 때도 “아직 수출할 만큼 우수하지 못하다”며 거절한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85년 해외 진출 과정에서는 당장 효과를 낼 수 있는 OEM 방식 대신 독자 브랜드 개발을 통한 수출을 선택해 ‘세계인은 BYC를 입는다’ 문구를 앞세워 인지도를 높였다. 전성기에는 전 세계 78개국에 8000만 달러어치의 메리야스를 수출했다.

국내외 성과에 힘입어 한 전 회장은 1996년 사명을 백양에서 BYC로 변경했다.

자녀 중에는 삼남인 한석범 신한방 대표가 1997년 BYC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있다. 현재 손자인 오너 3세 한승우 상무가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VIP 2호실이며 발인은 1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