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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규 사퇴 역풍…광주서 “책임 회피” 분노 표출
유가족·피해자 보상, 철거 후 재건축 등 촉구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 사고 책임을 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이를 지켜본 광주 아파트 붕괴 실종자 가족과 피해자 모임, 광주 시민사회, 정치권 등에선 일제히 책임회피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과 및 사태 기자회견이 오히려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몽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1976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건설로 시작해 아이파크 브랜드를 통해 국민 신뢰로 성장했으나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 며 “아파트의 안전은 물론 회사의 신뢰마저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사죄했다.

이어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고객과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없다” 며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환골탈태해 완전하게 새로운 회사로 거듭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광주시, 관련 정부기관 힘을 합쳐 안전 관리와 신속한 실종자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면서 “피해자 가족의 피해 보상은 물론 입주예정자와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몽규 회장이 물러나면서 현대산업개발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다. 다만 지주사 HDC 회장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책임 회피성 사퇴는 아니며 대주주의 역할은 충실히 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구조현장/서인주 기자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 협의회는 “분통 터진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정호 피해자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는 사과 따위에 관심없다. 고개 몇번 숙이는 건 가식이고 쇼일 뿐이다. 이 상황 만들고 나중에 책임지는 건 면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화정동 아이파크 예비 입주자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 회장은 모든 법률상·경영상 책임을 진 후 사퇴를 하는 것이 응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또 “회장직에서 사퇴한다고 한들 이를 책임지는 의사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을 것이다” 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려는 꼼수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학동 참사 관련 시민대책위도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산업개발 퇴출과 정몽규 회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학동 참사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광주에서 천인공노할 붕괴사고가 또 일어났다” 며 “이윤만 앞세워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현산을 건설업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아이파크 광주아파트 붕괴사고로 금호하이빌 상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김기홍 초은유통 사장이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서인주 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은 “정몽규 회장의 사퇴가 능사 아니고 책임지는 모습도 아니다. 사고 수습 전면에 나서 책임있는 조치를 확실하게 이행하라” 며 “사고 발생 일주일만에 사고 현장도 아닌 서울 본사에서 사퇴 발표는 실망을 넘어 분노와 울분만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도 성명을 통해 “책임 회피성 사퇴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 회장을 강력 규탄한다” 며 “실종자 수색과 사고 현장 수습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실행해 엄중한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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