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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바로보기] 소니 이은 파나소닉의 대혁신

일본 IT(정보기술)업계의 맏형은 올해 창업 105년을 맞은 파나소닉그룹(구 마쓰시타전기)이다. 24만명의 직원을 가진 ‘일본형’ 제조 대기업이다. 하지만 파나소닉은 디지털 시대 대응이 늦어지면서 글로벌 위상이 추락해왔다. 부활에 성공한 경쟁사 소니그룹과 비교하면 실적과 주가가 크게 뒤처진다.

소니는 2000년대 들어 제조업에서 콘텐츠와 디지털 중심으로 주력 사업을 재편했다. 지난 2016년에 순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2017년부터 이익이 급증하는 추세다. 오는 3월 말 끝나는 2021 회계연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 증가한 1조400억엔에 달해 194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1조엔을 돌파할 전망이다. 주가는 지난해 40% 이상 올랐다.

소니에 밀린다 해도 일본 전자업계의 뿌리는 그래도 파나소닉이다. 마쓰시타전기의 창업자는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이다. 1894년 와카야마현 시골에서 출생한 그는 집안이 어려워 9세에 단신으로 오사카로 올라왔다. 자전거점포의 점원에서 시작해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23세 때인 1918년 마쓰시타전기를 세운 뒤 79세에 경영 현장을 떠난 마쓰시타는 “경영이란 끊임없는 창의적 연구를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실천한 ‘선구적 기업가’다.

지난해 7월 파나소닉은 9년 만에 CEO(최고경영자)를 교체하였다. 그룹 부활의 책임을 맡은 새 사령탑은 연구자 출신 구스미 유키(57) 사장.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을 회사 비전으로 내걸고 사업구조 전환작업을 이끌고 있다. 회사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오는 3월 끝나는 2021회계연도 매출은 7조3000억엔, 영업이익은 3700억엔으로 전년보다 각각 9.0%, 43.1%씩 증가할 전망이다.

새해 들어 파나소닉의 혁신 속도가 더 빨라졌다. 구스미의 올해 첫 대외활동은 ‘환경 비전’ 발표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4일 열린 ‘CES 2022’ 회견에서 그룹의 새로운 환경 콘셉트 ‘파나소닉 그린 임팩트(PGI)’를 선보였다. 오는 2030년까지 회사의 CO₂ 배출량을 실질 ‘0(제로)’로 하고, 2050년까지는 고객들이 사용하는 상품의 CO₂ 배출을 대폭 줄이는 내용이 골자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지난 7일 기업설명회(IR)에선 주 4일 근무제와 2030년까지 여성 관리자 비율을 30% 늘리는 혁신안을 내놨다.

파나소닉은 오는 4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체제로 회사 구조를 개편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융합 회사로의 대전환이다. 사업회사는 오토모티브, 커넥티드솔루션, 에너지, 하우징시스템, 구라시(생활), 엔터테인먼트&커뮤니케이션, 인더스트리 등 7개로 구성된다. 주택사업은 주택 설비, 건자재, 고령자용 주택에 주력할 계획이다. 자동차사업은 환경친화 자동차 소재, 드라이빙 솔루션, 클린 에너지를 실현하는 전자부품과 자동차 전지 등이다.

파나소닉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보수적 경영을 해온 일본 기업들이 ‘코로나 사태’ 속에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최인한 시사일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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