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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주폭탄에…송파 전셋값 ‘바겐세일 중’
입주 앞둔 시그니처롯데캐슬 가보니
전체 10~20% 세입주 못 구해
한 달새 1억넘게 하락물건 줄줄이
까다로워진 대출 등 수요급감 원인
2월 위례 1천여가구 입주시 하락 더 심화
서울 송파구 일대가 대규모 입주 물량의 여파로 전세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10일 입주를 앞둔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 앞. 입주민을 받기 위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 앞 공인중개 사무소의 모습. [헤럴드경제DB]

“가장 큰 문제는 전세를 찾는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입주가 당장 다음주 월요일(10일)인데 급전세·급월세를 찾는 문의만 가끔씩 있어요.”(송파구 A공인 대표)

서울 송파구 일대가 대규모 입주단지 여파로 ‘역전세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945가구에 이르는 올해 첫 송파 대단지 신축 아파트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의 입주에 이어 다음달 입주 예정인 호반써밋송파1차(689가구), 호반써밋송파2차(700가구)까지 더해지며 송파권역이 대규모 입주물량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역대급 전세난을 보이던 시장 흐름이 새해 들면서 뚜렷하게 전환되는 분위기다.

이 지역 A공인 대표는 “지난해 6월 입주한 바로 옆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 때와 소진 속도 차이가 너무 크다”며 “해당 아파트는 1200여가구로, 시그니처 롯데캐슬보다 작은 단지임을 생각해도 세입자들의 입주 속도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B공인 대표는 “전·월세 물건만 남은 게 10~20% 분량”이라며 “많게는 300개도 넘게 쌓였는데 이게 언제 전부 소진될지 예측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입주를 목전에 두고도 전세 물건이 쌓이다 보니 최근 한 달 사이 1억원이 넘게 보증금을 내린 물건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인근 C공인 대표는 “최근 한 달 사이 평수를 가리지 않고 모두 1억원에서 1억 5000만원이 빠진 느낌”이라며 “보름 전인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만 해도 8억이 넘는 금액에 전세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던 전용면적 84㎡가 최근에는 7억 초반 아니면 계약이 힘들다. 가격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입자들은 전용면적 59㎡를 6억원 이하로 안 되는지 문의하고, 집주인들은 6억5000만원 밑으로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며 “집주인과 세입자들이 기대하는 가격의 차가 크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 사이 급등한 전세 가격 탓에 기존에 살던 곳에서 갱신청구권을 행사하고, 전세자금 대출까지 까다로워지자 전세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고 중개사들은 설명한다. 전세 가격 하락을 낳고 있는 송파구의 ‘대규모 전세 물량’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사이 송파구의 전·월세 물량은 4805건에서 6057건으로, 23.4% 올랐다.

이는 전세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았던 1년 전 시장과 확연히 대비된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새해 첫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2%로, 보합세를 보였다. 송파와 강동권도 각각 0.03%, 0.01%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새해 첫주 상승률이 서울시 0.13%, 송파 0.17% 상승한 것과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이 같은 송파권역의 역전세난은 다음달 인근 위례신도시의 호반써밋송파 1400여가구의 입주를 앞두고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그니처롯데캐슬 내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로서는 3월 15일 입주 잔금 만기일을 앞두고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 같다”며 “당장 전세금을 더해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급급매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보다 수천만원 떨어진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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