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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카페, 카뱅 넘을까?…무한질주는 어려워
플랫폼 잠재력 더 크지만
아직 수익모델 확인 안돼
지수편입 수급에 과매수
차익실현 수요 자극할 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금융 대장주 다툼이 치열하다. 카카오페이가 최근 폭등하면서 상승세가 주춤해진 카카오뱅크를 위협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카카오그룹은 다시 현대차를 제치고 삼성, SK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3위 기업집단이 됐다.

사실 카카오페이는 상장 후 이렇다 할 새로운 재료는 없었다. 그런데 상장을 이끈 류영준 대표가 카카오 공동대표로 ‘영전’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서비스 및 글로벌 사업확장과 더불어 카카오와의 시너지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공시했다.

대표이사 선임에 의미를 부여해 공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40대인 류 대표는 ‘공대오빠’란 별명과 함께 유명인이 된 경영자다. 김범수 카카오의장의 신임이 아주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뱅크보다 더 강력한 플랫폼이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카카오뱅크도 상장 전 ‘플랫폼’을 지향했지만, 금융업법 가운데 규제 수준이 가장 높은 은행법 제약을 받아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다. 은행은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차입을 일으켜 대출해주는 사업구조다. 카카오뱅크는 상장으로 자본을 대거 확충했지만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로 대출영업 자체가 제한받고 있다. 조달한 돈 상당 부분이 ‘놀고 있는’ 셈이다.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이 좌절되면서 타은행 대출을 빼앗아오는 영업도 펼치기 어렵게 됐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다. 증권업과 보험업은 자회사를 통해 영위한다.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도하기에 용이하고 규제 위험도 분산되는 구조다.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금융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은행 뿐 아니라 사실상 기존 금융회사의 모든 기능을 포괄하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사업모델에 대한 기대가 현재의 주가를 정당화시킨 명분이지만, 실질적인 동력은 수급이다. 카카오페는이 공모시초가 18만원 대비 수익률이 32.5%에 달한다. 공모가 대비로는 100%가 넘었다. 석 달 가량 먼저 증시에 데뷔한 카카오뱅크는 공모시초가 대비 30.9%, 공모가 대비 80%다.

카카오뱅크도 이미 코스피200에 편입됐지만 5% 이상 대주주 물량(우리사주 포함) 61%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47.8%)와 알리페이(39.1%) 보유 물량이 87%에 달한다. 유통물량이 훨씬 적다보니 MSCI나 코스피200 등 주요지수 편입 과정에서 기관 매수에 따른 주가상승 탄력이 아주 높았다.

도전은 지금부터다. 카카오페이 현주가는 공모가 산정과정에서 산출된 기업가치(할인전) 13만976원의 2배에 육박한다. 주가가 너무 오르면 싸게 산 이들은 팔고 싶은 게 본성이다. 수급에 의존해 주가가 급등한 만큼 수급에 의해 조정 받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상장 후 한 달이 지나는 내주부터 의무보유확약이 순차적으로 풀린다. 중국 알리페이가 보유한 5100만주 가운데 3712만주는 보호예수 물량이 아니어서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 특히 알리페이가 일부 매도에 나선다면 주가가 단기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로 읽힐 수도 있다.

금융플랫폼의 성공 모델이 아직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국내 금융규제 환경에서 아직 이자수익을 넘어서는 비이자이익을 거두는 곳은 보험판매 채널이 유일하다. 금융상품 관련 수수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카카오페이가 얼마나 차별화된 수익을 낼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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