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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권교체론 과반… 윤석열에 유리할까? [정치쫌!]
정권교체 필요 57%… 윤석열 지지율 35%
정권교체 하려면 플러스 알파가 필요
이승만 대통령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내세웠던 선거구호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세기의 슬로건으로 오늘날 정치권에선 ‘정권교체’라는 말로 변형돼 여전히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당시 이 대통령 측에선 ‘못살겠다 갈아보자’ 구호가 사람들 사이에 퍼지자 ‘갈아봤자 더못산다’는 슬로건을 만들어 맞불을 놓았다.

[헤럴드경제=홍석희·문재연 기자] 정권심판이냐 정권재창출이냐는 주제는 매 대통령 선거 때마다 여야의 핵심 슬로건이었다. 역사적으로 따지면 이승만 정부 당시 나왔던 세기의 슬로건 ‘못살겠다, 갈아보자’ 구호와, 이를 반박하는 ‘갈아봤자, 더못산다’는 구호의 현재판이 ‘정권심판 vs 정권재창출’론이다. 5년 단임 대통령제 하에선 매 임기말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하고 이 때문에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다. 집권당 지지율은 하락하고 야당 지지율이 높아진다. 그 때마다 집권층은 바뀌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의 이양기 때엔 정권교체 주장이 먹히지 않았다.

▶“정권교체해야” 60% 육박= 정권 교체를 위해 내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여론이 약 6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5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57%로 나타났다.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11%는 응답을 유보했다.

정권 교체론이 직전 조사인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상승했지만 정권 유지론은 2%포인트 하락하면서 격차(24%포인트)는 갤럽이 지난해 8월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특히 중도층에서 정권 교체론이 54%에서 61%로 상승하는 등 중도층이 야당 후보 당선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운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정권교체론은 지난 8월 조사에서는 8%포인트(정권유지론 39%, 정권교체론 47%)로까지 격차가 줄었지만, 9~10월 사이 차이가 더 벌어졌다.

여당 지지율은 하락, 야당 지지율은 상승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8%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30%)을 8%포인트 앞섰다. 1주일 전 조사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감소했다. 국민의힘 지지율 38%는 2016년 4월 총선 이후 최고치다.

대통령 지지율은 30% 후반대를 꾸준히 그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률은 37%로 지난주와 같은 수치다. 부정 평가는 56%로 전주 대비 1%포인트 올랐다. 의견 유보 비율은 8%(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5%)다.

[한국갤럽]

▶결국 인물의 문제= 집권 여당의 지지율은 야당에 추월당했고,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응답은 60%에 육박하며, 대통령 지지율 역시 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야 후보간 지지율 차는 아직은 확연히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호도가 26%로 가장 높았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4%로 지난달(20%)보다 4%포인트 올랐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15%로 3위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2%, 심상정 정의당 후보 2%, 원희룡 전 제주지사 1% 등이었다.

또다른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엠브레인 등 주요 4개 여론조사 회사가 11월 1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4자 가상대결 결과 지지율은 이재명(30%)·윤석열(35%)·안철수(7%)·심상정(6%) 등이었다. 지난주에 비해 이 후보는 35%에서 30%로 떨어졌고 윤 후보는 28%에서 35%로 상승했다. 정권 교체 여론과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정당 지지율 역전 등 집권 여당 지지율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도 여야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여전히 오차범위 내에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윤 후보 개인과 캠프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로 해석된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 후보는 그간 약점으로 정책비전 제시가 꼽혀왔다. ‘반문(反문재인)’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보다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던지는 것이 급하다는 분석이다. ‘말실수’도 줄여야 한다. 윤 후보는 최근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에 이어 ‘식용 개’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대선 출마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문제도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정의당 및 국민의당 지지층, 무당층 내 정권교체론자들이 양자대결에서 야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확정된 뒤 다시한번 살펴봐야 하지만, 정권심판에 수권능력까지 보여야 집권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후보의 경우 문제가 정말 많다. 사법책임 리스크에 본인 것도 있고 부인 것도 있고 장모 것도 있다. 장모 건 터졌다 했을 때 자기가 관계 없다고 해도 대통령 후보는 무관하다고 말하면 안된다. 앞으로 대통령 될 사람의 장모라서 그렇다”며 “그리고 대통령 될 사람의 부인 문제다. 국민정서상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이 문제에서 본인이 풀어나가는 방식이 잘못돼. 그리고 거짓말은 복구가 안된다. 거짓말을 해서 극복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역대 정권교체는 3번= 1987년 국민 직선제와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적용된 이후 대선은 모두 7번 치러졌다. 이 가운데 정권 교체는 김영삼 정부에서 김대중 정부로의 이행기였던 15대 대선(1997년)이 처음이었고,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의 이행기였던 17대 대선(2002년),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2017년)로 정부가 바뀐 19대 대선 등 모두 3번이다. 정권 교체와 정권 재창출의 이유가 각 대선 때마다 달랐지만 핵심적인 원인은 결국 후보 개인의 역량과 스토리가 얼마나 유권자들을 매혹시켰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가 달라졌다.

대한민국 사상 처음으로 직선제를 통한 정권 교체는 1997년이었는데 당시 한국은 국제통회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나라가 도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던 많은 한국인들은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고, 그런 상황하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이기기는 쉽지 않았다. 대신 그렇게나 열악한 상황에서 치러졌던 대선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은 40.27%,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38.74%를 얻었다. 득표차는 불과 2%도 되지 않을만큼 박빙 대선이었다. 20년 넘게 탄압받던 야당 정치인의 집권은 그만큼 쉽지 않았던 셈이다.

2002년 대선은 노무현 정부 말 대통령 지지율이 10%대에 불과한 상태에서 치러졌던 대통령 선거였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노인 폄훼’ 발언 등으로 홍역을 치렀고 다소 싱거운 본선보다 훨씬 더 치열했던 것이 당시 한나라당의 당내 경선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직선제 사상 최다 표차이로 당선됐고, 선거 결과가 뻔했던 당시 대선에는 국민들도 다수가 참여치 않았다. 7번의 대선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63.0%)을 기록했던 것이 17대 대선이다.

2017년 있었던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상황 하에서 치러진 선거고,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차를 두고 당시 여권이 분열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무난하게 당선됐던 사례다.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은 41.08%를 기록,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거둔 24.03% 득표율을 넉넉하게 앞선 상태에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경북대학생들과의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1월 2~4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 14%.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 NBS조사는 11월 1~3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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