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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洪 감정싸움 격화…국힘도 ‘원팀’ 우려 커졌다[정치쫌!]
洪 “골목대장 노릇”, 尹 “그런 말은 자기 부정”
洪 “태도 역겹다”, 元 “지도자로서 태도 아냐”
劉, 단일화설에 “洪캠프, 비겁한 짓 하지마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왼쪽 사진부터)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간 감정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선 본선에서 ‘원팀’ 기조를 이루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양강 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연일 거친 말을 주고받으며 충돌하고 있다. 홍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을 ‘398 후보(20대 지지율 3%, 30대 지지율 9%, 40대 지지율 8%)’로 규정하며 ‘대리 투표’ 논란을 저격했다.

홍 의원은 “일부 당협과 일부 국회의원들이 투표 오더(order)를 하기 시작했다고들 한다”며 “당원의 자유투표를 막고 특정후보 지지를 강요하는 투표 오더는 그 자체가 반민주적인 행태”라고 했다.

이어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 선거의 철칙”이라며 최근 캠프 인선을 이어가며 세력을 넓히고 있는 윤 전 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윤 전 총장 캠프의 한 당협위원장은 지난 25일 당원들에게 “문자투표가 어려우신 분들께서는 연락을 주시면 도와드리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대리 투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홍 의원은 지난 28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흘러간 정치인들 주워 모아 골목대장 노릇 하는 것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며 “리더십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갈 곳 없는 낭인들이 임시 대피소를 찾은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같은 날, “정치 경력 수십 년 되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신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자기 부정”이라고 맞받아쳤다.

원 전 지사는 특히 TV토론에서 홍 의원을 집중 저격하고 있다. 지난 18일 ‘수소 공방’에 이어 지난 27일엔 원 전 지사가 탄소세에 대한 입장을 묻자 홍 의원은 “질문이 야비하게 느껴진다”며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 전 지사가 “본선에 가서도 그렇게 할 것이냐”고 말하자 홍 의원은 “당 내 토론이기 때문에 제대로 안 하고 있는 것”이라며 “머리 그렇게 좋으신 분이 어떻게 토론을 그렇게 하냐”고 응수했다.

홍 의원은 토론을 마친 후 페이스북에 “(원 후보가)너는 모르지 하듯이 묻는 그 태도는 참으로 역겨웠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원 전 지사는 29일 라디오 방송에서 “(홍 의원이 TV토론에서)질문을 대하는 진지함과 태도에 있어선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과의 단일화설이 제기됐던 유 전 의원도 29일 홍 의원 측을 향해 “홍준표 캠프에서 비겁한 짓을 안 했으면 좋겠다”며 “단일화는 있을 수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홍준표 캠프에서 그런 장난을 많이 치고 윤석열 캠프도 그것을 이용하는 것 같은데 두 분 다 초조함의 발로라고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이나 홍 의원 두 분 다 정책이나 도덕성이 피장파장이고, 본선에 올라가면 무난하게 질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

후보 간 갈등 분위기가 격화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까지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이 끝나면 모두 손잡고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뛰어야 하는 당원과 지지자들 간에 불필요한 물리적 충돌이나 언어 자극이 지속되면 선거 이후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35명도 같은 날 ‘국민의힘 대선 후보께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우리 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후보자들 간 공격과 비방이 도를 넘었다”며 “부디 서로 치열하게 검증하고 토론하되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갈라치기 해온 국민들을 포용하고 하나되게 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최종 후보 선출 후, 국민의힘 원팀 구성 가능성에 대해 각각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후보 선출 후 원팀 결합 강도가 민주당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다”며 “거대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국민의힘은 정치적 득실을 따졌을 때 대선 후보보다 당권 주자나 지방선거 후보로 분산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 정도의 감정싸움은 대선 과정에서 늘 있었다”며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든 중요한 근본 목적은 정권교체이기 때문에 경선 후유증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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