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8일 오후 국회를 방문, 이준석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 ‘4강행’의 마지막 티켓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거머쥐었다. 당 안팎의 관심을 모았던 ‘4위’ 자리를 놓고 원 지사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각축전을 벌인 끝의 결과다.

‘4강전’에 이름을 올린 원 지사는 지난 8일 2차 예비경선(컷오프) 발표 직후 “이제 원희룡의 시간”이라며 본경선에서 추격의 발판 마련을 예고했다.

그는 “품격 있는 토론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비전을 보여주고, 정권교체를 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며 “이재명의 민낯을 드러내고 국민적 심판을 통한 정권교체를 해내겠다”고 했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를 분석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안정적인’ 1~3위를 형성했다. 2차 컷오프 결과 역시 다수의 예측대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유 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4위부터는 여론조사마다 혼전을 거듭하며 원 전 지사와 최 전 원장, 황 전 대표가 오차범위 내 엎치락뒤치락 양상을 보였다. 당 안팎에서는 ‘1위보다 4위 싸움이 치열하다“는 말이 공공연했던 이유다. 그만큼 마지막 4강 티켓의 주인공을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특히, ‘4·15 부정선거론’을 앞세운 황 전 대표의 뒷심이 매서웠다. 당내 일각에서는 강경보수층을 공략한 황 전 대표가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들어 황 전 대표의 4위 안착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최 전 원장 역시 보수 기독교계 표심을 기반으로 당원 표심을 공략하며 막판까지 선전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8일 국회에 설치된 '국민의힘 대장동게이트 특검추진 천막투쟁본부'를 방문, 농성 중인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정치권에서는 원 전 지사의 4강 진출 이유로 ‘이재명 올인’을 들었다. 원 전 지사가 TV토론 등에서 ‘대장동 특혜 개발(화천대유) 논란’을 집중 저격하며 ‘대장동 1타 강사’ 콘셉트를 내세운 점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는 ‘대장동 사건’을 알기 쉽게 설명한 ‘화천대유 특강’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기도 했다.

원 지사는 2차 컷오프 발표 직후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대장동 관련 특검 수용 촉구 천막투쟁 현장을 방문키도 했다. 원 지사 본인도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예상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잡을 능력과 의지를 갖춘 후보를 진출 시켜야 된다는 당원들과 국민들의 여론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경선에 임하는 각오로 “이재명 지사를 잡는 원희룡의 강한 결기와 그것을 실제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등 ‘원조 보수 소장파’ 멤버였던 원 전 지사의 ‘개혁보수’ 성향이 중도층, 무당층으로의 외연 확장 가능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관측도 있다. 여기에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고발사주 의혹’에 이어 ‘손바닥 왕(王)자 논란’,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 사이 ‘항문침 전문가’, ‘삿대질 논란’ 등 ‘주술 경선’ 논란에서도 한 발 비껴나 있는 것이 그를 ‘4강’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원 전 지사의 ‘4강행’으로 국민의힘 본경선에서 ‘합종연횡’이 일어날지 여부가 관심이 쏠린다. 원 전 지사는 앞서 불거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녹취록 파문’ 당시 윤 전 총장과의 연대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원 전 지사는 “제가 반드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돼 이재명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약 한 달 동안 진행되는 본경선 레이스에서 총 10회에 걸쳐 권역별 순회 토론, 맞수토론을 진행한다. 원 전 지사는 오는 15일 첫 번째 맞수토론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22일 2차 맞수토론에서 홍준표 의원과 격돌한다. 윤 전 총장과의 맞수토론은 29일로 예정돼있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 선출은 내달 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