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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에겐 콘돔 안 판다”…청소년 성문제 ‘아직도 틀어막는 식’
온라인 피임용품 아예 구매 못해
전문가 “안전한 성생활 보호해야”
피임용품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어 청소년 성문제를 아직도 틀어막는식의 사고로 접근한다는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성교육을 선행해야한다는 것을 전제로 청소년들에게 바람직한 성문화 인식을 함양하고 임신 등 문제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게 콘돔 접근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며 “청소년들의 성경험을 막을 수 없다면 더 큰 위험이 발생하지 않고 이들이 안전한 성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게 보호하는 게 먼저”라고 설명했다.[123rf]

#1. “너 이게 무슨 물건인지 알고 사려는거니?” 편의점 점주 A씨는 최근 청소년이 콘돔을 사려하는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고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렸다. 그는 해당 청소년에게 콘돔이 뭔지 아느냐 물었고, 피임용품이란 대답에 머리가 멍해졌다고 했다. A씨는 더 이상은 말리지 못했다며, 자신의 자식은 단도리를 잘 해야겠다고 했다.

27일 경기도 일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학생들의 콘돔 구매와 관련해 “저도 아이 엄마라, 그런걸 아이들이 산다고 하면 솔직히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에게 콘돔을 파는 것은 합법이지만, 여전히 사회적 인식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최근에는 여고생인 자신의 딸에게 콘돔을 팔았다는 이유로 편의점 직원에게 화를 낸 여성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편의점주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도 “청소년들에게는 콘돔을 팔지 않는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부정적 시선에 청소년들은 콘돔을 살 때 눈치를 보거나 죄책감마저 들 수밖에 없다고 한다. 콘돔을 사기 어려운 학생들의 잘못된 피임은 사생아 문제나 영아 유기 등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온라인을 통해 콘돔을 구입하려는 것도 불가능하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 다음 등에서는 청소년이 콘돔을 검색하는 것조차 막아놨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성관계 시작 연령은 점차 낮아져 2018년 평균 13.6세에 성관계를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피임 실천율은 51.8%로 절반 수준에만 머물러 있었다. 콘돔 공급 업체 이브콘돔의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 청소년 132명 중 42명(31.8%)이 “콘돔을 살 때 주변 시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은 “올바른 성교육을 선행해야한다는 것을 전제로 청소년들에게 바람직한 성문화 인식을 함양하고 임신 등 문제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게 콘돔 접근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며 “청소년들의 성경험을 막을 수 없다면 더 큰 위험이 발생하지 않고 이들이 안전한 성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게 보호하는 게 먼저”라고 설명했다. 채상우 기자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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