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 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A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2만 명 서명을 학교 측에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익대는 이날 성폭력대책위를 열고 A 교수의 성폭력 및 인권유린 의혹 사건에 대해 처리한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홍익대 미술대학 소속 A 교수의 성희롱·폭언 의혹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측을 대변하는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 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27일 A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2만명의 서명부를 학교 측에 전달한다.

홍익대는 이날 성폭력등대책위원회(성폭력위)가 열고, A 교수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과 징계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홍익대 총장에게 미대 소속 A 교수를 조속히 파면하라는 취지의 2만명 서명부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8일 A 교수의 학생들에 대한 성희롱·폭언 등 가해 사실을 공론화한 이후, 전날까지 19일간 A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지지 서명운동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그 결과 106곳의 단체, 29명의 전·현직 교수 등 2만명을 상대로 A 교수에 대한 파면 촉구 동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공동행동 관계자는 “29명의 전·현직 교수 중에는 홍익대에 재직하고 있는 교수들도 상당수”라고 밝혔다.

앞서 8일 공동행동은 자신들이 접수한 A 교수 관련 학생들의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A 교수는 자신의 성경험을 이야기하다가 “너랑 나랑 언젠가는 성관계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냐. 차라리 날짜를 잡자”며 휴대전화 달력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학부생들에게 각자의 성경험에 대해 말하도록 강요하고, 특정 학생에게는 “너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눈으로 쳐다보면서 사실은 제일 밝힐 것처럼 생겼다”고 말했다고 공동행동은 전했다.

공동행동은 전체 서명 인원 중 약 6000명이 홍익대 학생이라고 밝혔다. 홍익대 학부 재학생 수가 1만7000여 명이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홍익대 학생의 3분의 1 이상이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근까지 A 교수에 대한 성희롱·폭언 피해 사례도 32건 가량 추가로 접수된 상태라고 밝혔다.

A 교수 의혹과 관련, 학교 측의 징계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홍익대는 성폭력위를 열어 A 교수 사건 처리를 논의하게 된다. 성폭력위는 ‘홍익대학교 성폭력 등 예방 및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 부총장(위원장), 교무처장, 성평등 상담센터장 등 9인으로 구성된다. 성폭력위는 성폭력 등 사건의 조사, 중재, 해결을 위한 조치를 할 수 있고, 가해자 징계를 요구하거나 발의할 수도 있다.

공동행동 관계자는 “오늘(27일) 성폭력위 논의 시간대에는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며, 성폭력위의 결정을 보고 입장문 역시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익대 관계자는 “성폭력위를 이날 열면 한 번 하고 끝낼지, 몇 차례 더 열릴지는 아직 확정해 말할 수 없다”며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기 때문에 (학내 서명운동 등 움직임과 상관없이) 일단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 교수는 17일 학내에 대자보를 붙여 자신의 입장을 피력해 왔다. 그는 “공동행동의 발표 이후 저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며 “억울하고 괴로워 먹고 마시는 일조차 고통스럽지만 이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저들의 일방적 인격 살인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