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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6인 모임 허용’ 첫 주말, 북적인 홍대…방역은 ‘엉성’ [촉!]
주간 ‘4+2(접종자)’·야간 ‘2+4(접종자)’까지 모임 가능
“방역수칙 복잡하고 어려워”…‘6인 모임 허용’ 안내 미흡
백신 접종 여부 겉으로 파악 불가…‘방역 사각지대’ 우려
“해외 접종자, ‘6인 모임 허용’ 적용 안 되는 허점도 있어”
수도권 식당·카페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한 ‘6인 모임’이 허용된 이후 첫 토요일이었던 이달 11일 오후 7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를 많은 시민이 걷고 있다. 세 명 이상 모인 그룹이 보이는 등 예전보다 활기차 보였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포함 시 최대 6인까지 모임을 허용하는 첫 토요일이었던 지난 11일, 오후 6시를 넘긴 서울의 대표적 유흥가인 마포구 홍대거리는 곳곳에서 3명 이상의 무리가 발견되는 등 활기를 찾는 모습이었다. 특히 외국인과 동행하는 한국인 무리도 적잖게 보였다.

하지만 방역수칙이 너무 복잡해 제대로 안내가 되지 않아,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근무자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드물지만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은 ‘6인 모임 허용’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부는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인 기존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다음달 3일까지 4주간 연장하는 대신 이달 6일부터 4단계 지역에서는 식당·카페·가정에 한해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할 경우 6인 모임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오후 6시 이전에는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해 6명까지, 2인까지만 가능했던 오후 6시 이후에는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서 6명까지 모일 수 있다.

11일 마포구 서교동의 한 술집에서는 여성 4명이 야외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식사 중이라 마스크도 쓰지 않아 코로나19 상황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술집 종업원 A(45)씨는 “백신 인센티브에 대해 아시는 분들이 꽤 있었지만, 현재는 교사나 공무원, 얀센 맞은 예비역 분들이 주로 오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복잡한 방역수칙과 확인 방식으로 근무자들의 부담이 증가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카페에서 근무하는 B(27·여)씨는 “방역수칙 내용이 크게 바뀌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백신 인센티브로 기억해야 하는 예외만 잔뜩 늘어나는 것 같아 신경 쓸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한 바에서 근무하는 C(23·여)씨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오면 혹시나 가짜인데 들여보낼 수도 있어서 사장님에게 한 번 더 연락을 드린다”며 “기다리시던 손님이 ‘술 한잔 마시는데 왜 이렇게 복잡하냐’면서 발걸음을 돌리시기도 하더라”고 털어놨다.

토요일이었던 이달 1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의 주문대에 ‘6인 모임 허용’ 기준을 설명한 표가 배치돼 있다. 김희량 기자

아직은 ‘6인 모임 허용’에 대한 홍보나 안내는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헤럴드경제가 이달 11일 오후 6시 이후 홍대거리 인근 40여개 업소를 확인한 결과, ‘백신 접종 완료자 포함 시 6인 모임이 허용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공지한 곳은 10%도 못 미치는 4곳 정도였다. 한 곳은 같은 6인이라도 주간과 야간·백신 접종 완료자 수에 따라 허용되는 경우를 모두 정리한 표를 비치해 놓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은 6인 모인 허용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방역수칙을 일일이 점검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50대 업주 D씨는 “재난지원금도 나오고 하니 사람들이 다시 나오는 분위기라 손님이 많이 오길 바란다”면서도 “이번주에 오후 9시께 외국인 4명이 왔는데 영문 증명서를 찍은 사진을 보여주길래 받지 않았다. 외국인은 언제는 받아도 되고 또 언제는 안 되는지는 번번이 알기도 어렵고 수칙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해외 접종자는 아직 국내에서 백신 인센티브를 적용받을 수 없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해외 접종 완료자의 (오후 6시 이후) 4인까지 인센티브’ 적용 여부를 묻는 기자단 질문에 “현재 해외에서 접종을 마친 우리 국민이나 혹은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접종을 마쳤다고 하는 증명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답한 바 있다.

외관상으로는 접종 완료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데다 주간과 야간의 방역 기준이 달라 방역수칙을 지키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한 식당 앞에서 흡연 중인 4명 무리에게 기자가 백신 접종 여부를 묻자 “우리 중 한 명만 백신을 맞았다. 식당 들어갈 건 아니고 담배만 피운다”는 답이 돌아왔다.

D씨는 “앞으로 저녁에 손님이 4명 넘게 있는 것이 보이면 혹시나 신고당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그럴 때 해명하느라 시간과 에너지가 드니까 번거로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달 11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업소에 ‘6인 모임 허용’에 대한 안내 문구가 적힌 인형이 놓여 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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