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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속 중동서 발빼는 미군...中견제역량 집중
“연말 이라크 전투임무 종료”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알카드히미 총리는 이라크에서 연내 미군 전투임무를 종료하는 데 공식 합의했다.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이어 이라크 전쟁이라는 ‘끝없는 전쟁’에서 미군을 철수, 대(對) 중국 견제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와 회담하면서 이라크에서 연내 미군 전투임무를 종료하는 데 공식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연말이면 우리는 (이라크에서) 전투 임부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 내 미군의 역할은 이슬람국가(IS)에 맞서는 이라크군의 훈련과 자문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의 규모는 2500명 수준이다.

미군의 이라크 내 전투임무 종료는 2003년 미국 주도 연합군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18년 만이다. 미군은 2011년 이라크에서 철수했다가 2014년 IS가 맹위를 떨치며 다시 파병됐으며, 2007년에는 규모가 17만명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향후 지원은 군사 부문이 아닌, 경제 분야에 집중된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라크에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50만회분을 보내고 10월 치러지는 이라크 선거를 위해 520만달러를 유엔에 지원키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라크에서의 미군 전투임무 종료는 중동에 집중된 미군 역량을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에 따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포스트 9·11 국면’을 넘어 중동과 테러 대응에 주력하던 20년을 마무리하고 중국과 사이버공격 같은 위협에 초점을 맞추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반영하는 것”이라 했고, CNN 방송도 “20여년 전 내려진 결정에 의해 발목 잡힌 미국 외교 정책 방향을 바꾸려는 것이며, 중국의 위협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이 이라크에서 깔끔하게 손을 떼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철수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세력을 급속히 확장하듯 이라크 내 IS 세력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들의 세력이 급속도로 팽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우려 섞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알카드히미 총리와의 회담에서 전투 임무 종료 후 이라크에 남을 미군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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