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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쇄 13개월 만 남북연락선 복구…남북 신뢰회복·관계진전 ‘신호탄’
임기말 文정부에 정치적 ‘돌파구’
바이든 행정부도 대화재개 촉구

남북 간 통신연락채널이 27일 전격 복원됐다. 북한이 작년 6월9일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당국 간 통신연락선 등을 일방적으로 차단한 지 14개월만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말로 접어든 상황에서 남북대화 재개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의 ‘청신호’로 풀이된다. 남북 통신연락채널 복원이 6·25전쟁 체결 68주년 당일 이뤄졌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남북을 잇는 직통 연락선은 이날 오전 10시 전격적으로 복원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주고받으며 남북관계 복원에 앞서 우선 차단된 통신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 신뢰 회복과 관계 진전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청와대는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이 향후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남북 모두 남북관계를 계속 방치하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있는 상태에서 최소한 남북관계 고리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 같다”며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부담과 식량난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이 있는 것 같고, 우리 입장에서도 문 대통령 임기 내 남북관계를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할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남북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맞아떨어진 것인데 남북관계의 청신호라 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 백신 협력 등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출발점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남북 연락채널 복원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의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순방과 미중대화 뒤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한국을 방문한 셔먼 부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공조하기로 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당시 셔먼 부장관은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대해 빨리 호응하기를 기대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마무리 뒤 북미대화 재개 방침을 재확인했다.

특히 셔먼 부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셰펑 외교부 부부장 등과 만난 고위급회동에서 미중 간 충돌을 재확인하기는 했지만 북한문제에서만큼은 미중 간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잇따라 친서를 주고받는 등 밀월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 간 사전 조율과 남북 정상 간 신뢰를 토대로 통신연락선이 복원돼 뉴욕채널 활성화 등 북미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또 “통신연락선이라는 것은 남북관계의 기본인데 비록 채널이 복구됐지만 공동연락사무소 수준은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북은 그동안 7차례에 걸쳐 연락채널이 단절됐다. 북한은 지난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후속 조치로 판문점 남북직통전화를 일방적으로 차단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6월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빌미 차단까지 7차례에 걸쳐 남북 연락채널을 끊은 바 있다.

신대원·문재연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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