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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ET·공인회계사 시험 역대 최다 접수…MZ세대 ‘러시’, 왜?[촉!]
“사기업과 달리 경력 단절 없을 것 같아서”
“경기 불황에 해고 위험 적어”
CPA시험 10년만·LEET는 역대 최다 지원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채용 가뭄과 채용 안정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2030세대 사이에서 두드러지면서 공무원 시험, 법학적성시험(LEET), 공인회계사(CPA) 등 전문직 자격증 시험 응시자들이 쏠렸다.

특히 올해의 경우 LEET는 역대 최다 접수 인원을 기록했고, CPA 자격증 시험은 10년 만에 가장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13일 만난 이들 시험 응시생들은 “코로나19로 갑자기 채용 공고가 줄었고 경력단절 위험이 없기 때문에 로스쿨 진학, CPA 시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CPA 시험을 치르는 이화여대 학생 김모(24) 씨는 “일부 사기업과 달리 성별에 따른 차별 없이, 능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에 CPA 시험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성을 쌓고 일하는 만큼 많이 버는 전문직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전문직은 은퇴 없이 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요새 문과는 취업 준비나 고시나 (합격하는)시간은 비슷하게 걸린다고 해서 그럴 바에는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화여대 로스쿨에 입학한 신모(25) 씨는 “현실적으로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사기업에서 갑자기 채용 공고가 줄었다”며 “3년이라는 시간을 취직한 친구들보다 뒤쳐지니까 로스쿨 진학을 망설였는데 코로나19로 취업 준비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LEET를 치고 로스쿨에 입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단 먼 미래에 결혼과 육아를 하게 될 때 전문성이 없으면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기업은 경력단절이 더욱 심할 것 같아 전문성을 갖는 직업을 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CPA 시험을 치르는 대학생 임모(24) 씨는 “사기업 취직을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정년이 짧아서 고민이 됐다”며 “전문직 자격증이 있으면 경기 상황이 안 좋아질 때 해고 위험이 적고 더 오래 전문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CPA 자격증이 있으면 법무법인뿐 아니라 대기업 회계팀, 금융 공기업 등 여러 곳에서 일할 수 있으니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가고 싶은 분야로 갈 수 있는 점도 끌렸다”고 부연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최근 발표한 LEET·5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CPA 시험 원서접수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시행되는 2022학년도 LEET 신청자 수는 1만3955명으로 전년 대비 13.97% 증가 했다. 이는 첫 시험이 시행된 2009학년도 이후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올해 CPA 시험 지원자 수는 1만3458명으로, 최근 10년간 최고치로 집계됐다. 지난해 CPA 시험 지원자 수는 1만874명이었다. 전년 대비 23.7%가 뛰었다.

올해 5급 공채 시험(행정·기술·외교관후보자) 지원자 수는 1만5066명으로, 4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지원자 수(1만2595명)에 비해 19.6%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대기업의 외부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2030세대의 성향이 맞물려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업, 항공업 등 굉장히 잘 나가던 기업이 하루 아침에 빚더미에 앉거나 거의 아무 일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앞으로의 세계 경제 전망에 따라 대기업의 연속성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로스쿨, 전문직 등에 대한 ‘러시’ 현상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새 2030세대들은 워라밸을 중요시하다 보니 공직자 외에도 전문직을 선호해서 자격증을 따려는 성향이 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도 “공학 전공자들이 아닌 인문 계열 전공 학생들은 로스쿨이나 CPA를 많이 준비하고 있다”며 “좋은 일자리가 적다 보니 주위에서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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