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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랍스터 산 채로 삶는 건 학대”…○○로 고통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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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랍스터 산 채로 삶는 건 ‘학대’…대마초로 고통 줄여줄 수 있나?”

‘살아 있는 랍스터(바닷가재)를 끓는 물에 넣기 전에 대마초를 공급한다면 랍스터는 과연 고통을 느끼지 못할까?’ 이에 대한 미국 연구진의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메인주에서 랍스터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샬럿 길이란 여성은 몇 년 전부터 랍스터를 삶기 전 살아 있는 랍스터에 대마초를 공급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마초를 흡입한 랍스터는 삶아질 때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또 랍스타에 대마초 성분을 직접 투여하기보다는 호스로 연기만 살포하는 방식을 취해, 먹는 사람에게도 무해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콜로라도·워싱턴대학 및 스크립스연구소 연구진은 길의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착안을 얻어 실제로 대마초가 랍스터의 고통을 덜어주는지 검증에 나섰다.

연구진은 길의 레스토랑에서 사용되는 방법과 동일하게 랍스터를 수조에 넣은 뒤 해당 수조에 기화된 대마초 성분을 전자담배장치로 살포했다. 이후 일정 시간 대마초에 노출된 랍스터를 살펴본 결과, 랍스터의 혈액과 발톱 및 꼬리 근육, 뇌, 심장 및 간 등에서 대마초 성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랍스터가 대마초를 ‘흡입’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럼에도 대마초 성분이 랍스터의 고통을 완화시켰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대마초 성분이 랍스터의 움직임을 다소 늦추는 건 발견했지만 랍스터가 뜨거운 물의 감각에 즉시 움츠러드는 건 변함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랍스터와 같은 갑각류, 무척추동물 등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2005년 노르웨이 오슬로대의 생물학연구팀이 “갑각류는 중추신경계나 뇌가 거의 발달하지 않아 고통을 느낄 능력이 없다”고 발표한 이래 줄곧 정설처럼 굳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갑각류를 비롯한 무척추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지난 2018년 스위스 정부는 랍스터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는 사람에게 벌금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조리 전엔 반드시 기절시켜야 하고, 기절시키는 방법도 전기충격과 같은 제한적 방법만 허용키로 했다. 랍스터의 ‘동물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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