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IT과학칼럼] 해양 탄소중립의 길

인류 최초의 수상 교통수단은 무엇일까? 고고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통나무와 갈대배라고 한다. 강, 호수를 건너려고 통나무, 갈대를 안고 팔로 물을 저어갔던 것으로 본다. 이처럼 기원전 6000년 전부터 인류의 생활은 선박과 함께했다.

바람과 돛을 활용한 선박으로 대륙 간 이동이 본격화된 대항해 시대를 지나, 1800년대 중반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선박의 운용이 본격화됐다. 선박연료의 기술혁신(석탄→벙커C유)으로 선박은 더 빠르고 멀리 갈 수 있게 됐고 오늘날 전 세계 교역의 90%가 선박을 통해 이뤄질 정도로 현대사회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풍요로울 것만 같았던 화석연료 시대는 250여년 만에 우리에게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라는 값비싼 청구서를 들이밀었고 우리는 생존을 위해 기후 위기에 대한 해결 의무를 지게 됐다.

이제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단순 환경 이슈가 아닌 기업이 존속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됐다. 특히 조선해운업계에서는 그 중요도가 더욱 크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조선해운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구 전체 발생량의 2.89%다. 일견 적은 양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7억4000만t에 달하는 양으로, 선박이 전 세계 물류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조선해운업계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이 얼마나 필요한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IMO에서는 지난 2018년에 오는 2050년까지 국제해운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조선해운업계는 IMO의 목표치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조선 분야에서는 저탄소 연료인 LNG를 활용한 추진 시스템 적용, 선체 및 프로펠러 형상의 최적화, 에너지 절감장치 개발을 진행하고, 해운 분야에서는 항로 및 선박 속력 등을 최적화해 에너지를 절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소, 암모니아 등 탄소배출이 아예 없는 무탄소연료의 사용이 필수인 관계로, 선박 추진 시스템이 화석연료에서 무탄소연료 기반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이처럼 탄소배출 제로선박(Zero Emission Vessel·ZEV)의 개발이 미래 조선해운산업을 이끌어갈 최대의 화두가 되며 전 세계적으로 이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P4G 서울 정상회의 해양 특별 세션에서는 탄소배출 제로선박의 기술혁신과 글로벌 협력이 논의됐으며, 우리 정부도 지난해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 그린뉴딜 정책 발표로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또한 ‘환경 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제도적 지원도 계획 중이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관련 연구기관 및 기업들도 친환경선박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전환하고 이에 가용한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탄소중립사회 전환은 기후 문제가 현 인류의 공동 문제이자, 해결할 책임이 있다는 데 공감하고 협력해야 가능하다. 정부가 대통령 직속의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발족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 비롯된다.

2050년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은 대세가 됐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관심을 갖는다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혁신도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확신한다.

김부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