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 투싼·넥쏘 등 글로벌 수소차 선도...기술·정책 환경 ‘가이드라인’ 제시

SK그룹 최태원 회장 - 전담조직이 생산·유통·소비 관장...글로벌 1위 수소에너지기업 도약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 - ‘수소경제 견인 선도기업’ 비전...친환경 수소환원제철 공법 박차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 年 1만3000t 액화수소공장 건립...수소공급 네트워크 구축도 심혈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 SK그룹, 효성그룹 등 국내 4개 그룹이 수소기업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충전, 수소차 개발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해점차 가속화 되는 글로벌 수소경제 구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설립이 논의되는 수소기업협의체는 ‘한국판 수소위원회’로서 국내 수소관련 기업의 밸류체인을 하나로 모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지난 2017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수소 관련 글로벌 CEO협의체인 수소위원회를 출범해 수소 경제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이같은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을 따라잡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수소기업협의체 설립 논의에 참여한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SK그룹, 효성그룹은 그동안 각각 수소 관련 사업을 추진하며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애써 왔다.

수소 경제와 관련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온 것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투싼 FCEV)를 양산하는 등 글로벌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기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넥쏘 수소전기차 후속모델과 상용 수소전기차 새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을 필두로 글로벌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술 및 정책 환경 조성에도 앞장서 왔다.

정 회장은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을 역임하면서 “기술 혁신을 통해 수소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원가를 절감해 지속 가능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의 주장은 지난해 1월 수소위원회가 CEO 총회에 맞춰 발간한 ‘수소원가 경쟁력 보고서’에 그대로 담겨 수소 관련 글로벌 업체의 가이드라인이 됐다.

지난 2월 미국에서는 글로벌 기업 10여곳과 손잡고 미국 내 수소 생태계 확대를 위한 연합체 ‘하이드로젠 포워드(hydrogen Foward)’를 창설해 미국 행정부와 입법부에 수소 관련 정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 사업추진단’을 새로 만들어 2025년까지 수소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1위 수소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 부생수소 3만t을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친환경 청정수소 25만t을 포함, 총 28만t의 수소를 생산한다.

포스코그룹은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을 내세워 수소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2050년까지 그린수소 생산 500만톤(t), 수소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뿐만 아니라 2050년까지 친환경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개발해 사업장 내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효성그룹 역시 효성중공업이 2023년까지 독일 린데와 함꼐 울산 용연국가산업단지에 연산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립하고 전국 30여곳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를 세우는 등 수소 공급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4개 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수소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체가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하면 국내 산업계가 보다 유기적으로 수소 경제를 구축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토요타나 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려면 국내 기업 간 협업은 필수적”이라며 “이번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은 이같은 밸류체인 구축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