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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두 돌 앞둔 정인이 곁에는 슬픔에 잠긴 시민들만… [촉!]
두 번째 생일 앞둔 정인이 묘소, 시민 발길 이어져
슬픔에 눈물 흘리다 코피까지 흘리는 시민도 나와
토요일이었던 지난 5일 경기 양평군 안데르센공원묘원에 위치한 정인이 묘소를 한 시민이 찾아 추모하고 있다. 채상우 기자/123@

[헤럴드경제(양평)=채상우 기자] 10일은 고(故) 정인(입양 전 본명) 양의 두 번째 생일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면 온 가족의 축하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정인이. 하지만 양부모의 학대로 세상을 떠난 정인이의 곁에는 곰돌이인형, 과자, 비통에 잠긴 시민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입양 이후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의 생일을 앞두고 주말이었던 지난 5일 경기 양평 안데르센공원묘원에 위치한 정인이의 묘소를 찾았다. 그곳에는 정인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일찍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추모객 변예지(42) 씨는 쏟아지는 울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코피까지 흘리고 있었다. 변씨가 목에 두른 펜던트에는 정인이의 얼굴 사진이 담겨 있었다. 그는 “정인이가 자신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세상을 보라는 의미로 사진을 담았다”고 말했다.

변씨는 “우리 아이는 2019년 7월생으로, 정인이와 불과 생일이 한 달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며 “그래서인지 사건이 터졌을 때 우리 막내와 너무 똑같이 느껴져서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심경을 전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5일 경기 양평군 안데르센공원묘원에 위치한 정인이 묘소에 놓인 인형들. 채상우 기자/123@

서울 은평구에서 온 표혜선(38) 씨는 “정인이 생일을 맞아 (묘소에) 오게 됐다”며 “이번이 두 번째인데, 올 때마다 속상하다. 이렇게 작은 아이를 어떻게 때릴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눈물을 훔쳤다.

경기 용인시에서 온 윤슬기(35) 씨는 “정인이 생일이 다가오고 있어서 남편에게 오늘(5일)만큼은 꼭 정인이 묘소에 가자고 해서 오게 됐다”며 “정인이는 우리 가슴으로 낳은 아이다. 정인이를 통해 내가 더 많이 성장할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인이 묘소로 이어지는 돌계단 옆으로 시민들이 꽃을 심어 놨다. 꽃을 심은 우희영(35) 씨는 “처음에는 정인이 묘소에 오는 것 자체가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정인이 묘소 주위를 꾸미면서 어려웠던 마음이 좀 나아졌다”고 말했다.

정인이 묘소에는 정인이를 기리는 작은 갤러리가 설치돼 있었다. 그 안에는 정인이의 사진이 담긴 대형 액자를 포함해 여러 선물이 책상 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정인이가 좋아했다던 뽀로로인형을 포함해 색연필·크레파스 등 그 나이 아이가 좋아할 만한 다양한 선물이 있었다.

그 옆에 놓인 스케치북에는 ‘정인아 많이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삼촌, 이모들이 많이 바꿀게. 그곳에서는 활짝 더 많이 웃어. 다음 생에는 꼭 행복하길 바랄게’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5일 경기 양평군 안데르센공원묘원에 마련된 추모 갤러리에 놓인 스케치북에 추모 글이 적혀 있다. 채상우 기자/123@

한편 법원은 1심에서 정인이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양모 장모(35) 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은 양부 안모(37) 씨는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양부모는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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