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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물가상승, 남의 일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넘게 지속됐지만, 여전히 기승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루 700명이 넘는 날도 있고, 적은 날도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여러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속도는 더디어 보인다. 인도에서는 하루에 40만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반대로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이 많이 진행돼 마스크를 벗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로나19에 2020년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처참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각국 정부는 재정을 확대하고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금리는 실효 하한 단계까지 가져갔다. 이에 재정으로 일부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일부 상향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나해의 처참한 경제성장률에 대한 반등으로 경제성장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은 7% 내외, 중국도 9% 내외 등으로 예측된다. 이는 올해 상반기까지 경제기관들이 예측했던 미국 3% 중반이나 중국 5% 중반보다 한참 높은 상황이다.

이렇게 경제가 성장하고 있으면 반드시 따라오는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최근 소비자물가지수가 4% 이상 급등했고, 소비자물가지수에 선행하는 생산자물가지수도 6%대로 급격히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은 복합적이다. 먼저 ‘기저 효과’가 있다. 지난해의 마이너스 경제성장률과 낮았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2% 이내로 있어야 한다. 그러나 월별로 2%가 넘는 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3월에 본격적으로 국내를 휩쓴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기저 효과가 존재한다. 여기에 국내 기대 인플레이션은 이미 2%가 넘어가고 있다.

또 공급의 문제가 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의 가격이 인상됐다. 특히 유가는 지난해와 올해 1분기까지 상당히 낮았지만 현재 배럴당 60달러대로, 1분기에 비해 배 정도 증가했다. 또 철광석·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공업제품 물가는 25% 이상 올라갔다. 국내에서 농산물 가격도 수십 퍼센트(%)씩 뛰면서 이미 민간의 체감물가는 많이 높아졌다.

농산물 가격이 높아진 이유는 기후 문제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부족도 있다. 파는 약 3배, 사과는 약 50%, 달걀 37%, 고춧가루도 35% 정도 상승했다. 1만원 들고 시장에 가도 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아직 잠잠한 수요의 문제가 남았다. 오는 11월에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소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 최근 내수가 조금씩 살아나는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1시간 연장됐고, 소득의 양극화 때문에 백화점 등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속도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좌우하는 것은 틀림없고, 국민은 백신 접종이 빨리 이뤄져 원래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소비의 증가로 인해 물가상승이 기존의 공급 충격에 수요 충격을 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예측했던 물가에 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이 나타날 수 있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금리인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에도 금리인상이 장기간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근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으로 인해 자주 금리인상이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때 우리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하게 인하를 했기 때문에 미국의 상황과 국내의 상황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금리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으나 최근에 실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아 금리인상 언급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시장금리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따라서 예상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높게 나타나면 금리인상의 시기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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