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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원 사업 첫 단추 뀄는데…” 롯데가 웃을 수 없는 속사정은? [언박싱]
8년 표류 상암롯데몰 서울시 심의 통과
아직도 상생평가·교통영향평가 등 ‘첩첩산중’
점포 축소 구조조정 중인데…실기(失期) 우려↑
상암DMC복합쇼핑몰 사업 건축계획(안).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8년간 표류하던 롯데그룹의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이 마침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이유로 인허가를 받지 못했다가 이제 첫발을 뗀 것으로, 이르면 내년께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데다 경쟁사들이 초(超)대규모 개발사업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상암몰 개발은 이미 실기(失期)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8년 만에 롯데 상암몰 계획 승인

2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롯데몰 관련 구체적 계획을 담은 ‘상암 DMC 특별계획구역 세부 개발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세부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전체 필지(2만644㎡) 중 판매시설 비율은 36.1%, 오피스텔 비중은 49%로 결정됐다.

이번 심의 통과는 그야말로 첫 관문을 넘은 것으로, 상생평가와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 등 앞으로 줄줄이 남은 과정을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 착공, 2025년에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암 롯데몰의 우여곡절은 2013년 1971억7400만원을 받고 롯데 측에 땅을 매각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2011년 서울시는 해당 부지 2만644㎡를 복합쇼핑몰 유치를 목적으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인근 17개 전통시장과의 상생 합의를 먼저 추진하라며 시가 인허가를 내주지 않아 가로막혔다. 롯데 측은 소송 등에 나섰고, 감사원은 2019년 말 서울시가 롯데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했다고 조속한 처리를 지시한 바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DMC 롯데몰이 들어설 예정인 상암택지개발지구의 모습. [헤럴드경제 DB]
“점포 구조조정 중인데…” 롯데, 예전만큼 서두르기 어렵다

8년 만에 심의를 통과하면서 서울 서북권 최대 쇼핑단지로 만들겠다는 초기 계획은 다소 빛이 바랜 분위기다. 애초 롯데 측은 판매시설 비율을 82%에 달하는 수준으로 계획했으나 서울시 반대에 부딪혔고, 지난해 6월 31%로 줄이겠다고 한 뒤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36.1%로 정해진 상황이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통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가는 시기라 롯데 입장에서는 시의 뒤늦은 결정에 더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롯데는 지난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110여곳의 매장을 정리하는 등 오프라인 구조조정과 온라인 혁신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유통업계의 판도가 바뀌면서 복합쇼핑몰사업 역시 전적으로 환영받던 과거와 달리, 더욱 치열한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롯데그룹 역시 롯데자산개발에서 담당하던 롯데몰 6개 점포(잠실·김포공항·은평·수원·수지·산본)를 다음달 1일부로 롯데쇼핑으로 이관하고 그룹 유통 부문의 시너지에 집중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아쉽지만 속도조절을 하며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수익성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향후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해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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