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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엇갈린 크리스마스 특수…2시간 걸린 배달앱vs일매출 4.6만원 호프집[언박싱]
홈파티 준비 위해 백화점·마트 북적
배달앱은 주문 폭주에 배달 지연되기도
길거리는 한산…호프집 매출 1/10토막
지난 26일 오후 8시께 홍대 걷고싶은 거리. 걷는 사람이 많지 않다. [사진=박재석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박재석 기자] 지난 26일 오후 8시께, 홍대 걷고 싶은 거리부터 상상마당 앞 축제거리까지는 썰렁했다. 토요일 저녁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골목에서는 노랫소리만 작게 들렸다. 걷는 사람이 없는 광장에서는 스케이트 보더들만 과감하게 점프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날 서울 은평구의 한 대형마트나 서울 강남에 위치한 백화점의 식품층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식자재와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 탓에 좁은 통로에 카트 3~4개가 들어오면서 동선이 꼬였다. 배달앱에는 일부 배달앱은 배달 수요가 집중되면서 시스템이 다운되기도 했다.

연말 크리스마스 대목을 두고 엇갈린 풍경이 연출됐다. 주요 상권인 홍대, 이태원, 강남 일대는 행인 찾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한 반면, 생필품을 파는 마트나 백화점 식품층은 사람들로 붐볐다. 배달앱은 급격히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배달 지연이 빈번했다. 예년 같으면 밖에서 즐겼을 연말을 집에서 ‘홈파티’로 대체하려는 사람들이 늘어 관련 업계도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바로고 배달 건수. 12월 신규확진자는 27일까지 합계. 12월 배달건수는 바로고 예상 수치 [자료제공=통계청, 바로고]
“집에서 즐기자” 홈쿡·배달 수요 ‘폭발’

성탄절 당일이었던 지난 25일 갤러리아백화점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의류·화장품 판매층은 썰렁했지만, 유독 생필품을 판매하는 식품층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이모(36)씨는 “나도 여기 와서 깜짝 놀랐다. 100인 금지 조치라도 내려야 할 판 아니냐”며 멋적게 웃었다.

지난 26일 저녁 경기 수원시 AK플라자 수원점 식품층 역시 사람들이 넘쳐났다. 푸드코트 안에 있는 소규모 식당에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들 사이에는 투명 가림막이 설치 돼 2인 이상 함께 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주변에 수시로 사람들이 오가면서 반경 3m 공간 안에 8~9명이 함께 대화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사람들 사이로, 물건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면서 ‘5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말이 무색했다.

배달 수요 역시 많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처음 맞이한 크리스마스는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까지 더해져 배달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배달앱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은 주문 폭주로 배달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배달 완료까지 2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안상갑(42) 바로고 영등포총판 총괄이사는 “영등포총판에만 하루 2000~2300콜 정도 배달이 접수됐다”며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전만해도 주말 하루 평균 1500콜 정도 나왔다. 배달이 늘어난 뒤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구에서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서모(38) 씨 역시 “지난해보다 40%정도 배달이 늘었다”며 “비정상적으로 많이 시켜먹는다”고 설명했다.

홍대 걷고싶은 거리 골목에 위치한 고모(42) 씨의 가게 매출. 왼쪽은 지난해, 오른쪽은 올해 매출이다. [사진=박재석 기자]
거리는 ‘썰렁’…호프집 매출은 1/10토막

하지만 주요 상권의 거리에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덕분에 홀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식당들은 웃음기를 잃었다. 같은 날 홍대 인근 식당에는 두세 팀 정도 식사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 손님으로 가득 찬 식당은 없었다. 몇몇 술집은 8시부터 의자를 상 위에 올렸고 이미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이 지역에서 수 년간 술집을 운영해 온 고모(43) 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하루 매출 33만6100원이었지만, 올해는 4만6600원에 그쳤다”며 “12월 한 달 매출도 1500만원에서 117만원으로 92.5%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에 위치한 정국진(27) 씨의 치킨집은 홀 매출과 배달 매출 모두 줄었다. 홀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다보니 배달 광고에 투자할 여유가 없었던 탓이다. 자연스레 배달 앱 상단에 오르지 못해 배달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시흥에 위치한 고성준(27) 씨의 가게 사정도 비슷했다. 그는 며칠 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달 매출이 5월의 30%는 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26일에는 “보통 5월과 12월 매출이 비슷한데 이번 크리스마스 매출은 지난 어린이 날의 7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

js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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