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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보다 더 내 취향을 안다”…‘AI’ 날개 단 패션앱 ‘고공행진’ [언박싱]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고공행진
AI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추천’…적중률 높아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패션앱 '브랜디' 풀필먼트센터. [사진제공=브랜디]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패션앱 ‘브랜디’의 풀필먼트센터(Fullfillment Service· 통합물류센터). 코로나19로 침체된 동대문 패션상가들 속에서도 브랜디의 12시간 내 배달 서비스인 ‘하루배송’을 위해 직원들은 새벽까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국내 패션앱이 지은 첫 물류센터인 이 곳에서는 약 2만5000건의 물량을 매일 출고한다.

브랜디는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들을 예측해 선매입한 뒤, 동대문 풀필먼트센터를 통해 배송한다. 이런 상품들은 전체 물량의 20% 정도 된다. 브랜디 관계자는 “풀필먼트 센터에서는 빅데이터로 인기 상품 예측→사입→판매→출고를 4일만에 끝낼 수 있다”며 “빅데이터가 예측하는 인기 상품 적중률이 높고, 배송도 빨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패스트패션 2.0세대’라 불리는 패션앱이 데이터를 활용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여러 쇼핑몰들이 입점해 있는 패션앱은 기존 쇼핑몰들과 달리 정교한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술로 수요예측부터 출고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패션기업도 AI를 통한 ‘고객 맞춤형 추천’ 기능 필요성을 인지하며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패션앱은 안다, ‘이 자켓에는 어울리는 스카프를’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주요 패션앱은 올해도 실적이 늘고 있다. 패션앱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지그재그는 지난 상반기 기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500억원을 기록했다. 마진이 높은 하반기 가을/겨울이 시작되면 올해 예상 실적은 지난해 60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디 역시 지난 8월에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넘겼다.

패션앱의 강점은 AI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추천’ 기능이다. AI는 소비자가 앱 내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분석·학습해 적합한 옷을 소비자에게 추천한다. 소비자가 장바구니에 어떤 옷을 담으면, 해당 옷을 담았던 다른 사람들이 선택한 옷을 보여준다.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AI는 ‘A/B테스트’ 도 진행한다. 두 가지 이상의 옷들을 보여주고 소비자가 선택한 옷에 따라 비슷한 옷을 다시 추천한다.

AI 추천 기능은 이커머스나 구글·페이스북 광고보다도 적중율이 높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유저 타겟팅을 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하다”며 “다만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은 전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추천하고, 패션앱은 패션 부문에 특화된 개인화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개발자 확보에 열올려…“AI가 답”
패션앱 (왼쪽부터)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사진출처=앱스토어]

유통과정에서도 AI 기술은 활용된다. 브랜디는 지난 6월 아마존의 상품 추천 시스템 ‘아마존 퍼스널라이즈’를 도입한 바 있다. 또 입점 쇼핑몰의 주문량을 분석해 하루에도 수 만개의 인기 상품이 물류센터로 입점하도록 AI에 기반한 PMS(물류센터관리 시스템) 프로그램을 구축하기도 했다.

패션앱들이 개발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전체 직원 200명 중 올해 입사한 개발인력이 80명인 지그재그는 남은 하반기동안 50명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 8월 브랜디는 국내 스타트업 사상 최대 규모로 온라인 코딩대회 ‘코드네임B’를 열기도 했다.

대형 패션 기업도 AI 추천 기능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자사몰에 있는 추천 기능이 있지만 정교하진 않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것(AI 기술 활용)이 우리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언박싱’은 헤럴드경제 컨슈머팀이 취재 현장에서 발굴한 재밌는 현상들을 여러분께 공개(언박싱)하는 코너입니다. 기사를 통해 기다렸던 택배를 언박싱할 때처럼 즐겁고 짜릿한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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