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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은퇴 전 ‘글로벌 제약기업’의 꿈 이루나
셀트리온, 다케다 아·태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 인수
셀트리온의 첫 대형 M&A, 글로벌 제약사 도약 발판
서 회장, 올 해 말 은퇴 예정 “난 영원한 영업사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사진)이 불가능할 것만 같던 한국산 글로벌 제약기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올 해 말 은퇴를 공식 선언한 서 회장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도 셀트리온의 성장을 위해 마지막까지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케미컬의약품 사업부문의 R&D 역량 강화를 위해 일본계 다국적 제약사 다케다제약의 아·태 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 자산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셀트리온이 성사시킨 첫 대형 인수합병(M&A)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 위주에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다케다로부터 인수할 사업은 아·태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사업으로 셀트리온이 투입한 인수 금액은 3324억원이다. 계약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제품군은 이 지역에서 2018년 기준 약 1억 40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제품군에는 글로벌 개발신약인 네시나, 액토스(당뇨병 치료제), 이달비(고혈압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 뿐만 아니라 화이투벤(감기약), 알보칠(구내염 치료제) 등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일반의약품도 포함돼 있다.

셀트리온은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당분간 다케다 제조사를 이용할 계획이며 향후 기술이전 과정을 거쳐 셀트리온제약의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시설에서 제품을 생산해 국내 및 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셀트리온의 첫 번째 대형 인수·합병(M&A) 건으로 셀트리온은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들의 과점으로 인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국산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셀트리온의 성장전략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그동안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온 바이오의약품 제품군에 케미컬의약품 제품군을 보강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셀트리온의 지속적인 성장 배경에는 서정진 회장이라는 강력한 리더십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단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셀트리온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바이오시밀러라는 분야를 세계 최초로 개척했다. 지금은 시가총액이 38조원을 넘을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서 회장은 부모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은 금수저가 아닌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재산은 2조23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은퇴 후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른 대기업 오너들의 행보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자신감이다.

서 회장은 몇 년 전 글로벌 시장 진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아직도 영업사원의 자세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열정대로라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꿈, 불가능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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