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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선빵!] “우리 아직 살아 있어요~”…올레내비의 비애
T맵·카카오 양강체제에 밀려 잊혀져
LGU+마저 배신…나홀로 꿋꿋이 서비스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내비 앱…KT의 고심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올레내비(KT)를 아시나요~?”

한때 SK텔레콤 T맵·카카오내비와 3강 체제였던 KT ‘올레내비’(현 원내비). 지금은 이름조차 생소한 잊힌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T맵의 독주와 카카오내비의 성장세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한때 300만명에 달했던 이용자가 현재는 100만명 수준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름도 ‘올레내비’에서 현재 ‘원내비’로 바꿨다. 운전자들에게는 더 생소할 수밖에 없다.

KT의 고심도 깊다. 모빌리티시장이 확대되면서 내비게이션 앱이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원내비의 입지는 초라하다. KT 입장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내비게이션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다는 건 미래 먹거리인 모빌리티 서비스시장에서 경쟁력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운전자들, “둘(T맵·카카오내비) 중 하나 써요!”…잊힌 원내비

현재 스마트폰 기반 내비게이션시장은 SK텔레콤 T맵의 독점 체제다. 올 1월 기준 월간실사용자(MAU)를 보면 T맵이 1220만명으로, 독보적인 1위다. 그리고 카카오내비가 501만명이다. 원내비는 101만명에 불과하다. 원내비 사용자는 T맵의 10% 수준도 안 된다.

운전자들은 T맵 아니면 카카오내비, 둘 중 하나를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원내비의 입지가 지금처럼 초라하지는 않았다. 2016년 원내비의 모태인 ‘KT 올레내비’의 이용자는 300만명에 달했다. 올레내비의 사용자 인지도도 T맵·카카오내비(당시 김기사) 못지않았다.

T맵의 전국민 무료화·LGU+의 배신으로 이어진 원내비의 몰락

2016년 7월 SK텔레콤은 시장 장악을 위해 ‘T맵 전국민 무료’ 카드를 꺼낸다. 기존에는 SK텔레콤의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에게만 무료 제공하고 그 외 이용자에게는 소정의 이용요금을 받아왔다. 무료 개방 이후 T맵의 독주 체제는 더욱 가속화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T맵에 대항해 내비시장에서 손을 잡았다. 2017년 7월 각각 운영하던 올레내비와 U+내비를 하나로 통합해 ‘원내비’ 서비스를 내놓는다. 그런데도 T맵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카카오내비까지 급부상하면서 ‘원내비’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결국 LG유플러스는 KT를 배신하고, 카카오내비로 ‘환승’한다.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는 원내비를 종료하고 카카오와 함께 ‘U+ 카카오내비’를 출시한다. 카카오내비를 데이터 차감 없이 무료로 이용하게 되면서, 당시 약 60만명의 이용자가 원내비에서 카카오내비로 갈아탄 것으로 추정된다. 내비게이션시장은 사실상 T맵과 카카오내비의 양자 구도로 재편됐다.

‘탈(脫)내비’ 열풍…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

내비게이션시장의 화두는 ‘탈(脫)내비’다. 각종 서비스 혁신을 통해 길 안내를 넘어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 중이다. 인공지능(AI) 장착은 기본이고, 앞 차량 급정거 안내 등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안전운전 기능까지 갖췄다.

SK텔레콤은 T맵을 기반으로 연내 올인원(All-in-one) 모빌리티 플랫폼을 선보인다. 내비게이션 및 자가용 운전뿐 아니라 대중교통·택시·주차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이동서비스 자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예컨대 이용자가 T맵 내비를 이용해 목적지에 도착하면, T맵 주차로 주변에서 이용 가능한 주차장을 찾을 수 있다. 주차요금과 정보까지 제공한다. 자차를 이용하지 않을 때는 T맵 택시와 T맵 대중교통으로 지하철과 버스, 도보 등의 이동 수단을 제시한다.

[SKT 인사이트]

이는 방대한 데이터 덕분에 가능하다. 올해로 18주년을 맞은 T맵은 하루 최대 447만명에게 약 3억km에 달하는 길 안내를 하고 있다. 하루에만 평균 6500만건의 데이터가 쌓인다.

카카오내비도 LG유플러스와 협력해 각종 5세대(G)기술을 내비게이션에 접목하고 있다. 카카오T 플랫폼을 이용한 일반이용자, 택시기사, 대리기사 등을 통해 구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1분 단위의 길 안내’를 제공한다. 또 머신러닝기술을 적용해 더욱 정확한 예상 소요시간을 알려주고 미래 운행정보 기능으로 최대 1년까지 미래 특정 시점의 교통정보를 제공한다.

KT “원내비 포기 못해!”

양강 체제로 굳혀진 내비시장에서 KT 홀로 독자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KT는 원내비를 꿋꿋이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KT도 5G 자율주행 시대를 겨냥해 원내비에 AI·커넥티드카 기술을 지속적으로 접목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원내비 사용자들에게 혁신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마스크 재고 위치 등 고객 편의를 위한 각종 생활정보 제공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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