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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평가 자사고·특목고도 ‘초긴장’…‘교육 특구’만 띄우나?
자사고 취소 후폭풍 ‘일파만파’
내년 재지정 평가 대상 오른
자사고 15곳·특목고 10곳 등
기준점수 상향 무더기 취소 우려
비교육특구 자사고 취소 여파
강남·목동 등 교육특구 쏠림우려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의 무더기 지정 취소가 현실화하면서 내년 자사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는 자사고와 학부모, 학생들이 벌써부터 ‘지정 취소’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내년에 외국어고와 과학고, 국제고 등 특수목적고들도 재지정 평가를 기다리고 있어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사고의 무더기 일반고 전환’으로 ‘강남 8학군’ 부활이나 강남·목동 등 일명 ‘교육 특구’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내년 평가대상 자사고도 벌써 ‘걱정’= 10일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은 24개 자사고 가운데 서울 8곳을 비롯해 모두 11개의 자사고가 지정 취소 위기에 처했다. 군산중앙고가 스스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것을 감안하면 전국 자사고 42개 중 최대 12개가 내년 일반고로 전환된다.

교육계의 자사고 지정 취소 전망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오면서 일각에선 ‘자사고 죽이기’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대선공약에 이어 교육분야 국정과제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 평가 대상인 전국 15개 자사고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내년 서울에서 경문·대광·보인·현대·휘문·선덕·양정·장훈·세화여고 등 9개 자사고가 재지정평가를 받는 것을 비롯해 대구 대건·경일여고, 인천 하늘고, 대전 대성고, 경기 용인외대부고, 전북 남성고 등 15개 학교가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이들 자사고는 박근혜 정부시절 교육부가 재지정 기준점수를 60점으로 낮춘 상태에서 평가를 받았던 터라 기준점이 높아진 내년 평가에선 무더기 지정취소 가능성도 높다.

특히 내년에는 외국어고와 과학고, 체육고 등 특수목적고도 대거 운영성과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고교 체계 개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서울에서만 대원·대일·명덕·서울·이화·한영외고 등 외국어고 6곳과 서울국제고 등 국제고 1곳, 한성·세종과학고 등 과학고 2곳, 체육고인 서울체육고 등 특목고 10곳이 재지정평가를 받는다.

내년 평가 대상인 서울의 한 자사고 관계자는 “올해 자사고 평가에서 예상밖의 결과가 나와 ‘자사고 폐지를 위한 짜맞추기 평가’라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면서 “재지정 점수가 5년 전보다 10점 높아져 내년 평가에서도 무더기 지정취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녀가 이 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학부모 김모씨(40·서울 방배동)는 “자사고가 마치 드라마 ‘스카이캐슬’처럼 대입 위주의 귀족학교로 매도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아이의 특성에 맞게 선택한 학교인데 이제 와서 정부가 다 똑같은 교육을 받으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반발했다.

▶강남·목동 등 ‘교육특구’ 쏠림 심화될듯=서울시교육청이 지정 취소하겠다고 밝힌 자사고 8곳이 대부분 강남·목동 등 이른바 교육 특구 이외 지역이어서, 실제 지정 취소 후 지역 간 교육 격차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정 취소 위기에 처한 경희고(동대문구 이문동)와 배재고(강동구 고덕동) 세화고(서초구 반포동) 숭문고(마포구 대흥동) 신일고(강북구 미아동) 이대부고(서대문구 대신동) 중앙고(종로구 계동) 한대부고(성동구 사근동) 등 8곳 중 세화고를 제외하면 모두 이른바 ‘교육 특구’로 불리지 않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반면 올해 평가에서 살아남은 5개 학교 중 중동고(강남구 일원동)와 한가람고(양천구 목동) 등 2곳이 교육 특구로 불리는 지역에 있다.

입시업계와 학부모들은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강남구·서초구, 목동이 있는 양천구를 교육 특구로 친다. 중계동 학원가가 있는 노원구도 교육 특구에 준하는 지역으로 본다. 교육 특구에 있는 일반고들이 최상위권 대학에 학생들을 많이 진학시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교육비 증대와 위장전입 등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

입시업체들은 특목고나 자사고 출신에 유리한 정시 비중이 확대되는 반면 자사고수는 줄고, 남은 자사고도 교육 특구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교육 특구와 비 교육 특구 간 학교 격차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교육 특구가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비 교육 특구 지역 학부모들은 가까운 자사고가 없어지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교육 특구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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