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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인난’ 日, 업종별 격차 확대 ‘몸살’
노동집약적 업종은 구인난 심화
은행은 인력 여유로 구조조정 중
생산효율 중심 기업 경영변화 조짐
닛케이 “유연한 노동시장구축 노력”


일본에서 구인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업종에 따른 격차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서비스업ㆍ운송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사상 최악의 인력부족 사태가 빚어지면서 기업들의 경영 변화 및 정부의 노동시장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18일 발표한 전국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의 단기고용판단지수(DI)에서 업종별 인력난 편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전했다. 단기고용판단지수는 직원수 ‘과잉’이라고 답한 기업 비율에서 ‘부족’ 기업의 비율을 뺀 숫자를 의미한다. 


마이너스(-) 폭이 가장 큰 업종은 외식 및 숙박 등 서비스업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 62로 집계돼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운수ㆍ우편업 역시 마이너스 4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경제 버블기(1988~1991년)보다 악화됐다는 평가다. 건설 및 소매업에서도 2011년 경부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업종은 기계와 정보기술(IT) 활용으로 작업을 대체하기 어려운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특히 운수ㆍ우편업은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와중에 경기회복과 인터넷쇼핑 급증으로 택배량은 늘면서 과거보다 더 많은 인력이 요구되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일손 부족으로 도산한 기업은 294곳에 달했다. 전체 도산 건수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지만,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제조업은 그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전기ㆍ기계업은 마이너스 20으로 버블기의 마이너스 47보다 줄었다. 로봇 등이 대체할 수 있는 작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 많고,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수주가 늘더라도 기존 설비 가동률을 높이는 것으로 대응 가능한 기업도 많다는 평가다.

노동시장 전문가인 일본종합연구소의 야마다 히사시 수석 연구원은 “임금 등 처우가 열악한 업종일수록 일손부족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은행업은 마이너스 4를 기록해 지난 5년 간 ‘0’에 가까운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버블기 등에 대량 채용이 이뤄져 인력 여유가 있고, 최근에는 IT 활용으로 업무량도 줄고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3대 메가뱅크가 3만 명 이상 감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임금으로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는 ‘블랙기업’의 만행이 만연했다. 당시엔 기업 생산성이 낮아도 값싼 노동력으로 이익을 낼 수 있었지만, 경기 회복과 구인난에 따라 노동시장도 과거와 달라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에도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일본 최대 택배사 야마토운수는 올해 배송 물량 ‘총량 억제’ 정책을 도입했다. 근로자의 장시간 노동 문제가 지적받으면서, 지난해보다 4000만 개(2%) 가량 화물 수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외식업이나 소매업에선 심야영업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심야시급 등 비용에 비해 매출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야마다 연구원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 노력에 따라 성장 지속력이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당해고에 대한 금전해결제, 외국인 근로자 적극 유입책 등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이혜미 기자/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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