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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3대의 꿈 실현시킨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 12년 브라질 CSP제철소 설립부터 슬래브 입고까지 걸린 시간
- 55억 달러 브라질 CSP제철소 총 투자금
- 5만8751톤 당진공장에 첫 입고된 슬래브 양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브라질 CSP제철소에서 생산된 슬래브 5만8751톤이 50일간 1만9738㎞를 건너 지난 토요일 동국제강에 도착했습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22일 에두와르도 빠렌찌 CSP 최고경영자, 동국제강 고객사 및 관계자 경영진 7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충남 당진공장에서 열린 브라질 CSP제철소 슬래브 입고 기념식에서 12년 숙원 사업에 대한 벅찬 감동을 여실히 드러냈다.


“고로에 대한 꿈이 많았다”는 장 부회장의 말처럼 브라질 CSP제철소는 창업주인 고(故)장경호 회장-2대 故 장상태 회장-장세주회장ㆍ 장세욱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3대의 63년 염원이 담긴 사업이었다. 지난 1962년 중형 고로 제철소를 설립하려던 꿈이 무산된 뒤 동국제강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끊임없이 고로제철소 사업에 도전해왔다. 그러나 번번이 좌절의 쓴맛을 보며 결국 해외 제철소 설립으로 눈을 돌렸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동국제강이 베네수엘라, 미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를 검토한 끝에 엮은 하나의 매듭이었다.

2005년 제철소 사업을 공식화 한 이래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에는 12년간 55억 달러가 투자됐다. 동국제강과 브라질 철광석 수출기업 발레, 포스코가 각각 30%, 50%, 20%의 지분을 갖고 사업을 추진했다.

첫 삽을 퍼올린 것은 장 부회장의 형 장세주 회장이었다. 2012년 7월 제철소 본공사를 착공하며 사업은 순탄대로를 걷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5년 장 회장의 구속 등으로 CSP제철소 사업은 공사 완료 1년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장 부회장이었다. 그해 7월 동국제강 대표이사에 오른 장 부회장은 3대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 공력을 쏟았다. 신용도 급락 등으로 CSP건설을 위한 30억 달러 대출이 지연되자 비핵심 사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의 칼날을 휘둘렀다.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도 미련없이 매각했다.

성과는 뚜렷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큰폭으로 개선됐다. 특히 순이익은 5년만에 흑자로 돌아서며 1143억 원을 기록했다. CSP제철소도 당초 완공 예정일이었던 2015년 12월보단 6개월 가량 늦어지긴 했지만 지난해 6월 장 부회장은 마침내 이역만리 용광로에 불씨를 넣었다. 이틀 뒤인 12일에는 성공적인 첫 출선을 했다. 조부때부터 이어온 숙원사업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장 부회장은 “CSP슬래브는 동국제강의 꿈과 도전이 담긴 대장정의 화룡점정”이라며 “한국과 브라질의 경제 협력 역사에도 기념비적으로 기록될 이 날을 위해 애써준 임직원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제철소를 통해 올 2월 말 기준 140만톤의 슬래브를 생산하고 있다. 또 124만톤 이상의 슬래브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고로 메이커로서 안정적인 기반을 다져 나가고 있다.

장 부회장은 이번에 입고되는 5만8751톤을 시작으로 올해 당진공장에 총 25만~30만톤의 슬래브를 들여올 예정이다. 이를 통해 원가절감과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 등을 실현해 나가겠단 계획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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