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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변화 없이는 미래 없다”…최태원 회장 강력 드라이브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 경영진들을 긴급 소집해 변화를 강력히 주문했다. ‘따로 또 같이’를 모토로 계열사별 독립 경영을 장려해온 최 회장이 직접 나서 경영회의를 개최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318일만이다. 경영 상황 악화에 대한 강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SK그룹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폭과 깊이는 우리의 생각 이상이다. 사업과 조직, 문화 등 기존 SK의 틀을 깨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현 경영환경 아래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우 데스(Slow Death)가 아니라 서든 데스(Sudden Death)가 될 수 있다”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꾼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최 회장은 또 “관습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으로 각사의 비즈니스 환경에 맞는 최적의 사업과 조직, 문화의 구체적인 변화와 실천계획을 하반기 CEO세미나 때까지 정하고 실행해달라”고 주문했다.

SK그룹 측은 최 회장이 예정에 없던 경영회의를 열어 작심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브렉시트(Brexit) 현실화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18개월 연속 수출 감소 등 악재가 겹친만큼 하반기 내 환골탈태의 변화와 혁신이 시급하다는 걸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무선 마이크를 단 채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서서 20분씩 세 차례로 나눠 강연을 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변화를 주문하는 회의에서 형식을 갖추는 것이 낡은 방식이기 때문에 본인부터 파격을 선보인 것이다.

주력 계열사들의 좋지 않은 경영 지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그는 “SK그룹은 자기자본이익율(ROE)이 낮고 대부분의 관계사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각종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한 뒤 “과거의 성공이나 지금까지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나가고, 출퇴근 문화, 근무시간, 휴가, 평가ㆍ보상, 채용, 제도ㆍ규칙 등 기존의 관성을 버리고 열린 눈으로 일하는 방법을 바라봐 달라”고 강조했다.

또 이같은 변화의 속도에 준비할 수 있도록 자산을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관리해 달라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에는 ‘변화의 대상과 방법’이 아닌 ‘변화의 목적’을 상기시키며 강연을 마쳤다.

최 회장은 “저성장 구조 하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SK는 안정과 성장을 이룰 수 없고, 결국 SK 구성원은 물론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마저 위협받게 된다”면서 “SK가 환골탈태하려는 궁극적 목적은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와 나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확대경영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창근 SK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과 산하 7개 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16개 주력 관계사 CEO와 임원 등 40여명이 참석해 총 3시간 동안 진행됐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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