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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감사 무마 돈받고…정보 흘리고…국민을 슬프게하는 ‘막장 검사들’
현직 검사가 수사 중인 내용을 피고인 측에 몰래 전달하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현직 검사는 이 피고인을 위해 감사원 감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1억원을 받아 챙겼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상습 원정도박 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전현직 검사들의 비리가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윤리적 기준과 상식을 깨는 막장 상황이 전개되면서 ‘설마 그 정도겠어!’ 싶은 것들까지 대부분 하나둘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정운호 사건이 터진 이후 정 씨측 브로커 역할을 해온 이민희 씨(구속 기소) 통화내역을 추적하면서 현직 검사인 L모 씨가 내부 수사 정보를 정 씨 측에 흘린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L 씨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와 이민희 씨와 고등학교 동문이다. 검찰은 L 씨가 정보 유출을 한 대가로 금품 등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있다. 그 동안 정운호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그동안 ‘증거인멸’, ‘말맞추기’ 등 사전에 대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에서 누군가 정보를 흘린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현직 검찰 간부가 직접 돈을 받고 정 대표를 위해 청탁을 한 혐의도 드러났다. 검찰은 정 대표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현직 부장검사 P 씨를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고 밝혔다. P 씨는 2010년 경 정 대표로부터 ‘감사원 고위간부에게 청탁해 서울메트로 상가 입점 문제와 관련한 감사를 무마해 달라’는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지하철 임대매장 운영업체인 S사의 상가 운영권을 매입했으나 감사원이 서울메트로가 S사를 운영업체로 선정한 과정을 문제 삼아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정 대표가 사업을 확장하면서 전현직 검사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이 역시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게임 업체 넥슨의 주식에 투자해 12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진 검사장은 주식 매입 자금 마련 과정에서 당초 가족의 돈을 빌렸다는 해명과 달리 넥슨으로부터 마련했다는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중이다.

이처럼 수사의 주체인 현직 검사가 뇌물ㆍ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수사의 대상이 되면서 검사들의 신뢰도에 큰 흠집이 나게 됐다. 대한민국 검사는 현재 2032명으로 올해 첫 2000명을 넘어섰다. 현직 검사가 조사대상이 된 건 2012년 김광준(55) 전 검사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당시 김 전 검사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 기업체 등으로부터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검찰은 앞서 구속한 홍만표 변호사를 20일 기소하기로 했다. 검사장 출신 홍 변호사는 정 대표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에게 부탁해 풀려나게 해주는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변호사 개업 이후 수임료 수십억 원을 세금 신고에서 누락해 10억여 원을 탈세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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