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에볼라 사망자 15%는 의사ㆍ간호사…에볼라 위협에 노출된 의료진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셰이크 우마르 칸, 패트릭 소여, 켄트 브랜틀리, 낸시 화이트볼…’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하거나 감염된 의료진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바이러스 방재를 위한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각국 정부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에볼라 바이러스 사망자 가운데 의료진이 15%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베리아와 함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시에라리온은 572명의 사망자 중 50명이 병원근로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의료진들의 감염이 서아프리카 에볼라와 싸우고 있는 이들의 처우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낮은 임금을 받고 있고, 일할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아 바이러스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클 스털먼 가톨릭구호서비스(CRS) 정보담당관은 동료들이 숨지면서 남은 사람들의 근로시간이 더욱 길어지고 초과근무수당, 위험수당이 없이 근무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호장비와 사전예방장치들이 있으나, 수많은 환자들을 다루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간혹 노출된 공간에 바이러스가 전파되게 만드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털먼은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특히 매우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하고 있다”며 “누군가 실수할 수도 있고 그렇게되면 감염된다. 이게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WSJ이 전한 정부 기록에선 시에라리온 카네마 지구의 경우 지난 3달 간 몇 개 안되는 병원이 228명의 에볼라 환자들을 돌봤고 지난달엔 14명의 간호사들이 에볼라에 감염됐으며 이들 중 10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은 심지어 시신을 수습할 주머니조차 부족한 상태인데다 “간호사, 의사, 보조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사 한 명당 100명에 이르는 환자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에다 언제든 감염 가능성이 있고, 열악한 근로 환경에 몸을 내던졌으나 도리어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이들도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와 싸우며 시에라리온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의사도, 이역만리 미국에서 아프리카를 찾아 환자를 돌본 의사도 세상을 떠났다. 지금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포는 의료 인력들마저 좀먹으며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의료진들은 감염 방지를 위해 여러겹으로 된 보호복을 입는다. 가운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고글을 착용하고 장화와 장갑, 방수 앞치마 등으로 몸을 두른다.


의료진들은 이 장비를 착용하고 열대기후에서 질식할만큼의 더위와도 싸워야 한다. 마스크에는 입김이 서리지만 벗을 수 없으며 체액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어 입김마저도 감염위험을 높인다. 감염방지 절차를 엄격히 준수한다 하더라도 보호복을 제거할 때는 감염위험이 따른다.

NYT는 환자들이 출혈이나 구토로 주변을 오염시킬 경우 이를 처리할 인력이 필요한데, 일부 병원에서는 인력마저도 부족한 현실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에볼라와 싸운 시에라리온의 국민 영웅으로 불렸던 39세의 의사 셰이크 우마르 칸도 이 때문에 쓰러졌다. 그는 100명이 넘는 환자들을 담당하고 있었고 감염 진단을 받은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지난달 29일 국제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어네스트 바이 코로마 대통령이 격려차 병원을 방문하기도 전이었다.

라이베리아에서 의료활동을 벌였던 미국 미네소타주 출신의 의사 패트릭 소여(40)도 에볼라로 숨졌다. NBC방송에 따르면 소여는 지난 20일 라이베리아를 출발,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도착해 컨퍼런스에 참여하려던 중 쓰러졌다. 현지의 한 병원에 격리됐으나 25일 사망했다. 그는 이번 에볼라 창궐로 인한 첫번째 미국인 희생자로 기록됐다.

한편 스페인 정부는 특별기를 보내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겔 파하레스 신부를 본국으로 데려온다.

스페인 공중보건 국장인 메르세데스 비누에사는 6일 파하레스 신부를데려오기 위해 의료장비를 갖춘 국방부 소속 에어버스 310기를 라이베리아로 보냈다고 밝혔다.

파하레스 신부는 귀국하는대로 마드리드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을 예정이다.

스페인 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치료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파하레스 신부는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 있는 성 요셉 병원에서 다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치료를 도와왔으며 전날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라이베리아에서 50년 넘게 선교활동을 벌였으며 최근 7년간은 성 요셉 병원에서 일해 왔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