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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년지기 버핏-게이츠, 그들의 돈독한 우정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전 소프트웨어 세상에 사는 엔지니어였고 워런(버핏)은 주식투자의 세상에 있었습니다. 그는 많은 질문들을 던졌고 우리의 첫 만남은 한나절의 토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따뜻한 주제로 대화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전 그에게 홀딱 빠졌습니다.”(빌 게이츠, 2006년 BBC 인터뷰 中)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만난 것은 지난 1991년이다. 버핏이 캐나다 빅토리아섬으로 게이츠를 초대하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고 23년의 우정은 지금도 변치않고 있다.

버핏 회장은 게이츠가 설립한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에 최근 21억달러(약 2조2000억원)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쾌척했다. ‘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라는 기부운동을 함께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은 경쟁하듯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함과 동시에 세상이 부러워할 만큼의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1>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워런 버핏 트위터]

게이츠는 지난 2006년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버핏과의 인상깊은 첫 만남을 고백하며 삶의 철학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게이츠는 버핏의 투자성향을 분석하고 집에 꽂힌 책, 1950년대부터 버핏이 살고 있는 시골집, 일주일에 20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개인적인 생활 등에 대해 속속들이 얘기할만큼 그를 잘 알고 있었다. 둘 사이의 25년이란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다.

두 사람이 공감하고 의기투합한 것은 바로 ‘기부’였다. 당시 게이츠는 버핏이 게이츠 재단에 많은 돈을 기부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오랜 기간 재산을 기부할 방법에 대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보는 것이 즐거웠다고 그에게 말했다”며 “아내인 수지가 살아있던 당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하고 있었고 아내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곧바로 재산의 일부를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감정에 대해 놀라울 따름이었고 자신이 결코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해 줘서 정말 감사하고 있다고 회고했다.

<사진2>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사진=빌 게이츠 링크드인]

“버핏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던 게이츠에게 버핏이 1991년 선물한 책이 있다. 1969년 출간된 존 브룩스의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s)란 책이다.

게이츠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1991년 버핏에게 가장 좋아하는 경영서를 묻자 그는 ‘경영의 모험’을 추천하며 빌려줬고 2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책을 가지고 있다”며 “여전히 내 인생 최고의 경영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브룩스의 깊은 통찰력이 현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기업을 경영하고 가치를 창조해내는 규칙만큼은 변하지 않는다는 위대한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책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영향력이 있는 것은 인간의 본성을 다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은 기자 출신인 브룩스가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 기고한 각종 경영 사례 중 12개를 소개한 것으로, 지난 1971년 이후 절판됐으나 아마존에서 9월부터 다시 판매하기로 결정해 43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오래된 책 마저도 다시 출간하게 만드는 버핏은 게이츠가 주변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지도자’(unique leader)라고 평가할만한 ‘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이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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