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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립무원’ 하마스 최대 위기…무정부 상태로 빠져드나
이스라엘과 ‘소모전 악순환’ 우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정파 하마스의 손에 들어간 지 7년 만에 또다시 화염에 휩싸였다. 2008년과 2012년에 이어 세 번째 무력 충돌이지만, 이슬라엘과의 현격한 전력차를 드러내며 하마스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대니얼 파이프스 미국·중동 포럼 총재는 13일 인터넷 매체 알게마이너 기고문에서 “이스라엘군은 정보 수집, 지휘명령 체제부터 화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하마스를 압도하고 있다”면서도 “군사적으론 승리하더라도 정치적으로 패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이 대대적으로 확전할 경우 하마스를 소탕할 역량이 있음에도,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를 우려해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하마스가 사라지면 가자지구가 사실상 소말리아 같은 ‘무정부상태’로 빠져들 위험이 크다”며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처해있다고 했다.

네이턴 삭스 브루킹스연구소 산하 사반 중동전략센터 연구원은 포린폴리스(FP) 기고문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군사적 충돌이 그 어느 쪽도 이득을 볼 수 없는 ‘소모전’이라고 정의하고 이 같은 상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현재 하마스는 사실상 ‘고립무원’ 상태다.

하마스의 ‘모체’였던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이 지난해 실권하고, 뒤이어 정권을 잡은 군부가 하마스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라파 국경검문소를 걸어 닫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해군력에 막혀 해로 진출이 어려운 하마스로선 유일한 젖줄이었던 시나이 반도와의 통로까지 끊겨버린 셈이다. 지금까지 하마스는 라파를 통해 각종 물자와 무기를 거래하고 여기서 나오는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집트 정부가 지난 10일 라파 검문소를 개방한다고 했지만, 이는 팔레스타인 부상자의 응급 치료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

최근 하마스는 파타당과 통합정부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지만, 이마저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통합정부는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소속 관료들에겐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의 제재를 우려한 은행들이 이체를 꺼려하면서 하마스 소속원에겐 지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 주변의 중동 국가들도 하마스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에 날을 세워온 사우디아라비아와 걸프 국가들뿐 아니라,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카타르와 터키까지 최근엔 무슬림형제단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삭스 연구원은 “최근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 세대는 잔혹한 현실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는 상황에서 자라났다”면서 “가지지구의 하마스 정권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소모전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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