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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나나 형제기업(빅2 판매사 치키타·파이프스) 30년만에 손잡다
영업마진 급감에 합병 세계 1위로
세계 바나나 시장을 주름잡던 형제기업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30년만에 또다시 손을 맞잡았다. 아일랜드의 파이프스와 미국의 치키타는 5억2600만 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주식 거래로 합병해 ‘치키타파이프스’를 출범시킨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합병으로 치키타 기존 주주는 합병회사의 주식 50.7%를, 파이프스는 49.3%를 소유하게 된다.

합병회사는 매해 연 1억6000만 상자(연 46억 달러)의 바나나를 수출, 판매하는 10억달러 규모의 기업 가치로 성장해 돌, 프레시델몬트 등 경쟁사를 제치고 시장 점유 1위 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새 회사는 본사를 ‘세금천국’인 아일랜드 더블린에 두고, 뉴욕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BBC는 합병 효과기 2016년까지 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00년 전통의 치키타와 파이프스는 실은 뿌리가 같다. 파이프스는 19세기 말 영국 식민지령이던 자메이카에서 설립됐다. 허리케인이 파이프스의 바나나 농장을 덥치면서, 회사는 미국의 다국적기업 UFC(United Fruit Company)의 손에 넘어갔다. UFC는 바나나로 중미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1950년대 바나나 통제권을 두고 과테말라 정부와 다투기도 했고, 1961년 쿠바 피델카스트로가 국유화한 농장을 다시 차지하기 위해 전복을 시도하기도 했다. 1970년대 들어 UFC는 유나이티드브랜드(UB)에 의해 인수됐고, UB는 훗날 사명을 치키타로 변경하고 본사를 뉴욕으로 옮겼다. 치키타는 이어 1986년에 파이프스를 아일랜드 과일 수출회사에 넘겼다. 약 30년간 떨어져 있던 형제가 이번에 다시 뭉치는 셈이다. 합병을 결정한 이유는 최근 바나나 시장에서의 영업마진 하락과 이익 훼손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치키타의 영업마진은 2004년 3.5%에서 2012년에는 마이너스 0.1%까지 떨어져, 팔수록 손해보는 역마진 상황에 처했다. 같은 기간 파이프스 영업마진은 4.4%에서 3.5%로 낮아졌다.

양사는 그동안 서로 다른 영업 노선을 걸어왔다. 치키타는 높은 마진과 품질 전략을 구사한 반면 파이프스는 대량 생산, 대량 공급 전략을 폈다. 유럽에서 파이프스는 연 440만 상자를 취급하며 전체 시장 2800만 상자 가운데 16%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 합병시 유럽 점유율은 30%로 높아진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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