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권 신공항 추진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내 부산ㆍ경남(PK)-대구ㆍ경북(TK) 출신 의원 간 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과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부산ㆍ경남(PK)에 베팅했다. 동남권 신공항의 유력 입지를 가덕도로 못박으면서다. 그러나 이는 신공항의 밀양 지역 유치를 바라는 대구ㆍ경북(TK) 민심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TK는 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초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새누리당 의원들이었다. 새누리당 부산 지역 의원들은 ‘부산국제공항공사법’을, 대구 지역 의원들은 ‘남부권신공항건설촉진법’과 ‘남부권국제공항공사법’을 발의했다. 부산 지역 의원들은 가덕도를, 대구 지역 의원들은 밀양을 신공항 입지 최적지라며 맞서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대선 주자들까지 신공항 논란에 가세했다. 정세균 대선 경선 후보는 최근 “가덕도가 신공항 입지의 적지”라고 말했고, 문재인 후보도 부산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이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커나가기 위해서라도 동남권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동남권 신공항’의 필요성만을 얘기했지만 간담회 성격상 ‘가덕도 가능성’을 크게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두관 후보 역시 가덕도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까지 신공항 논란에 뛰어들면서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결국 ‘부산 얻고 대구 버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 지역 가운데 부산 지역 표심만 얻더라도 대선 정국에선 충분히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민주 대선 주자들이 내렸다는 것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부산에서 30% 표를 얻고 당선됐다. 지난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부산에서 40%를 얻었다. 신공항 전략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도 동남권 신공항 논란에 뛰어들었다. 박 후보는 지난 17일 대구 지역 방문에서 “동남권 신공항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꼭 필요한 만큼 기회가 된다면 대선 공약으로 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최대 지역 기반인 대구 지역 표심을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부산 표심이라도 가져오겠다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선택과, 대구 표심을 자극한 박 후보의 서로 다른 선택이 올 12월 대선에서 어떻게 결론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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