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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원을, 옆동네 막말 파문에 보수표 결집…지역구 통합 남해·하동 與후보 70% 지지…김해을 봉하마을만 野 승리 ‘찻잔속 노풍’
지역별 득표현황으로 표심 살펴보니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과 지방의 소지역주의, 노풍(盧風)의 위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17일 공개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역별 득표 현황은 막말 파문에 따른 보수층 집결과 출신 후보 지역별 몰표, 찻잔 속에 머문 노풍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막말 파문으로 보수 결집=김용민의 막말 파문은 진원지인 노원갑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보수층까지 투표장으로 불러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계동과 중계동 그리고 상계동 일부 지역이 속한 노원을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강하게 결속했다.

총선 결과는 비록 우원식 민주통합당 후보의 박빙 승리로 끝났지만 ‘강북의 대치동’이라 불릴 정도로 교육열이 강한 중계동과 하계동 아파트단지의 표심은 달랐다. 학원가 밀집지역인 중계본동 유권자들은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에게 646표를 더 줬고, 중계동 인근 중ㆍ소형 아파트 밀집지역인 하계1동 유권자들 역시 696표 차이로 권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총선 결과는 6개월 전 서울시장 재보선 결과와 극명하게 대치된다. 당시 노원을 유권자들은 박원순 현 시장에게 9200표를 더 몰아줬다. 이번에 새누리당을 선택한 중계본동과 하계1동 역시 6개월 전에는 야당 후보였던 박 시장이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지역이다. 이 밖에 강남벨트의 동서 외곽에 위치한 송파병과 양천갑에서도 막말 파문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새누리당의 김을동, 길정우 후보가 각각 불리한 지역 판세와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소지역주의 결정판=사천ㆍ남해ㆍ하동 지역구 선거 결과는 ‘소지역주의’의 결정판이다. ‘고향 사람 의원 만들기’ 의식과 지역구가 없어졌다는 ‘성난 민심’이 반영되며 압도적인 표 차이로 여상규 후보가 당선됐다.

여 당선자의 고향인 경남 하동군은 이번 총선에서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전국 최고 투표율과 전국 최고 지지율이다. 하동의 투표율은 71.4%, 여 당선자 지지율은 78.4%나 됐다. 하동군과 같은 지역구로 묶여 있다가 19대 총선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지역구가 없어지게 된 남해군도 투표율 66.9%를 기록했다. 남해에서도 여 당선자의 지지율은 65.5%나 됐다. 반면 이방호 무소속 후보와 강기갑 통합진보당 후보는 모두 사천 출신으로 표를 나눠가질 수밖에 없었다. 지역별 투표자 수는 남해 2만8365명과 하동 3만1560명, 사천 5만7291명이었다.

▶찻잔 속에 머문 노풍=김해을은 선거 초반부터 ‘노풍의 진원지’로 주목받으며 여야 간 초박빙 승부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비교적 넉넉한 표 차이인 4.2%포인트, 5000여표 차이로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다.

김태호 후보는 신흥 도심지역이자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장유면(8만4840명)에서 2만5756표를 얻어 김경수(2만3620표) 후보를 2000여표 차이로 앞섰고, 장유면 다음으로 유권자 수가 많은 내외동(6만2154명)에서도 김경수 후보를 500여표 차이로 앞섰다. 김경수 후보가 김태호 후보를 앞선 지역은 김해을 전체 8곳 지역 가운데 봉하마을 소재지인 진영읍(8618표 대 7566표) 단 한 곳뿐이었다.

선거 슬로건으로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을 내세우며 선거유세를 펼친 김경수 후보가 노풍을 외곽으로 이끌어내는 데에 실패한 셈이다.

김해시의 한 택시기사는 “이제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그의 안타까웠던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최정호ㆍ홍석희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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