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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계개선 기대난... 알맹이 없었던 광복절 경축사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원론적 수준’의 대북정책을 밝히는데 그치면서 향후 북한의 반응과 남북관계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대통령은 전날 8ㆍ15 경축사를 통해 ‘평화와 협력의 시대’ 를 강조하면서 “책임있는 행동과 진정한 자세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뢰를 바탕으로 평화를 이루고 서로 협력해 번영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되,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비핵화에 대한 성의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매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의미있는 대북 메시지가 나왔던 점에 비춰볼 때, 올해 경축사에선 천안함ㆍ연평도사건 이후 정부가 취해온 대북정책의 원칙을 재강조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지난달 발리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간 회동과 북미대화 등으로 한반도에 대화의 물꼬를 튼 상황에서 추후 북한이 보여줄 ‘행동’에 따라 남북관계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말보다 (북한의) 행동이 필요한 시기”라며 “지금 나와 있는 것을 진전시키는 것도 원만하지 않은데 새로운 제안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돈으로 대화를 사는 과거의 관행은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진정한 사과를 한다면 공생의 관점에서 남북관계 발전의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메시지가 없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의미있는 대북 메시지가 이번 경축사에서 빠지면서 향후 북한의 반응과 대응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실망한 북한이 강경태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16일부터 시작된 한ㆍ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역시 북한 군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북한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해 북한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북미대화에 더욱 열중하면서 ‘통미봉남’ 전략을 취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 남북관계가 북미관계 진전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그간 우리 정부가 쥐고 있던 한반도 정세의 이니셔티브를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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