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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공조 탄탄한데…北, 또 ‘통미봉남’
訪美 김계관 외무성 부상

북미대화·6자 낙관 제스처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 거부

서해 대규모 군사훈련 준비

南엔 까칠한 태도 일관



남한과 잔뜩 목에 힘을 주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목전에 두고 이중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남북 비핵화회담 이후 남한에 대해선 다시 냉랭한 모습으로 돌아선 반면, 미국에는 적극적으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등 전형적인 ‘통미봉남’ 전략을 다시 꺼내 든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에서 28일(현지시간) 열리는 북ㆍ미 고위급회담 참석을 위해 미국을 찾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27일 숙소에 두문불출한 채 회담 준비에 전념했다. 뉴욕 도착 당시 그는 북ㆍ미 관계나 6자회담 전망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낙관한다”며 “지금은 모든 나라가 화해해야 하는 때가 아니냐”고 말했다. 4년4개월 만에 성사된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문임에도, 미국은 경호원이나 별도의 영접차량을 준비하지 않는 등 김 부상 일행을 ‘푸대접’했지만 북측은 이에 개의치 않고 북ㆍ미 관계 개선에 대한 낙관적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반해 최근 남한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는 발리 남북 비핵화회담 때와는 온도차가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금강산 관광 실무 회담 제안에 대해 ‘선(先)재산 정리, 후(後)당국 회담’을 주장하며 거부했다. 또 최근 상륙함정과 공기부양정, 전투함, 미그-21 전투기 등을 동원해 서해에서 대규모 지상ㆍ해상ㆍ공중 합동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려는 징후도 엿보인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도 최근 “남북 비핵화회담이 남북관계 복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의 이런 통미봉남식 행보에 대해 28일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우리와 기싸움을 벌이면서 앞으로 남북대화에서 협상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 같다”며 “설사 북한이 통미봉남을 생각하고 있다 해도 한ㆍ미 간 공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잘 대처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대화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북한이 2005년 9ㆍ19 공동성명의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라고 언급, 북한의 진정이 우선 확인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28~29일 뉴욕의 주유엔 미국대표부에서 열리게 될 북ㆍ미 고위급회담에서는 미국 측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나설 예정이다. 북ㆍ미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북ㆍ미 관계 전반, 식량 지원 문제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안현태 기자/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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