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투쟁에 합류할 것이냐, 아니면 온건노선을 걸을 것이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를 두고 어려운 숙제를 하고 있다. 제1야당 대표로서 오는 30일 예정된 3차 희망버스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밝혔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진중 사태가 야권통합의 구심점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중과 관련해 손 대표는 야당 대표가 거리투쟁에 나서는 것보다는 온건노선은 견지하면서 수권정당의 대표 이미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일종의 거리두기다. 

손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에서도 “한진중공업 사태의 본질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인간적인 정리해고와 김진숙 위원의 안전, 재벌문제가 핵심”이라며 “대통령과 노동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문회에 조남호 회장을 출석시켜야 하고, 이 자리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심상정 진보신당 고문 등 야권의 지도부급 인사들은 손 대표의 희망버스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정동영 최고위원 등 지도부 내 인사들까지 ‘적극적’인 해결노력을 촉구하면서 손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국가운영의 원칙과 철학을 바꾸겠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정이 복잡하게 돌아가면서 손 대표가 3차 희망버스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용섭 대변인은 “정치라는 게 계속해서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진 사태를 통해 ‘해결자’의 면모를 보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손 대표가 당 안팎의 압박을 버텨낼지 주목된다.

서경원ㆍ양대근 기자/gil@heraldcorp.com